올 하반기는 '중화 중심'…계열사 이외 거래선 점유율 확대할 것
[뉴스핌=추연숙 기자] 삼성전기가 신사업으로 자동차용 부품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을 선언했다. 경쟁사 LG이노텍에 비해 한 발 늦은 출발이지만, 신사업에서 중기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기는 28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대강당에서 진행된 2015년 2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삼성전기 부품 및 모듈 사업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오토모티브(자동차) 분야 진입을 통한 사업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향후 자동차 사업은 스마트폰에 타이어를 붙이는 일이 될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 도요타, 아우디 등의 논평을 언급하며 IT부품업체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자동차가 점차 '전자화'되며 그만큼 센서, 모듈 등의 수요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사업 목표로는 '미래 신사업을 통해 다가오는 미래에 최첨단 종합 부품회사로 고객 감동과 시장 선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기는 자동차 부품 사업의 추진 분야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무선충전모듈 등 크게 세 가지를 언급했다. 오는 2018년까지 신사업 분야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삼성전기는 "당사가 경쟁사에 비해 진입 시기는 늦었지만, 중기적으로 내부에선 더블 디지트(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증대 목표를 갖고 있다"며 "인수합병(M&A)에 대해선, 오픈 이노베이션은 항상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동차용 부품 사업에서 단기적 성과도 있을 것"이라며 "MLCC와 카메라 모듈에서도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성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칩부품 부문에선 MLCC가 자동차 시장에서 현재 약 1조2000억원 정도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앞으로 5년 내에 2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을 전망했다. MLCC란 전기 에너지를 저장해다가 필요한 곳에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전기전자기술이 적용될 자동차 어느 곳에든 필요한 부품이다. 삼성전기는 "IT시장에서 1등을 했던 실력과 경험으로 5년 내 업계 내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메라모듈도 자동차 곳곳에 응용 확대 분야가 넓다고 삼성전기는 예상했다. 회사 측은 "현재 후방카메라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의 기본인 센싱 기능 등도 개발이 전개되고 있다"며 "당사는 다수 고객에 카메라모듈을 공급중이며 향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무선충전모듈도 차 부품으로서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 측은 "2017년 이후에는 궁극적으로 모든 자동차들이 무선충전을 도입할 것"이라며 "갤럭시S6에 무선충전모듈을 공급한 이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차부품 이외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등의 신사업에 대해서도 "IoT 모듈 개발이 완료돼있고, 시장이 활성화되는 시점부터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센서 관련 모듈 개발 중이므로, 시장 자체가 활성화될 때 틀림없이 가시적인 수치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중화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글로벌 거래선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적기 대응해 실적 개선을 이끈다는 포부다.
'디지털모듈' 부문은 하반기에는 최근 HDD모터 사업 중단과 일부 모듈사업 분사 결정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카메라모듈에선 "'듀얼 카메라'가 내년부터 보급될 것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선충전모듈에선 고효율 성능 강화, 원가 경쟁력 확보를 꾀한다.
'칩부품' 부문에서는 올 하반기 고부가 MLCC 공급을 늘리고, 파워인덕터 라인업을 강화해 수동소자(EMC)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용 및 산업용 MLCC 라인업 강화를 통해 거래선 다변화도 추진한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품과 관련해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중화쪽 로컬 모바일 업체에서 하이엔드급 MLCC 수요가 느는 중"이라며 "하반기에도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년 대비 올라와있는 상황으로, 수익성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판부문은 올 하반기부터 신제품의 확대 판매를 통한 고부가 중심의 제품구조 전환으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은 "스마트폰 메인기판(HDI) 부진은 플래그십 모델(갤럭시S6)의 수요 부진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 외부적으로는 해외공장을 옮기고 있어 물량확보 면에서 고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부터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로 MS가 증가했고 중화 거래선에 하이엔드 위주로 선별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바닥을 다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중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은 성공적이라는 자평이다. 회사 측은 "중국시장은 여전히 집중하고 있는 시장이다.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1, 2분기에는 계획한 정도의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중화 스마트폰 업체들이 하이엔드 신모델 많이 내놓을 것으로 예정으로, 카메라모듈은 저희가 특화된 액추에이터, 광학손떨림보정(OIS) 등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휴대폰용 기판 부분도 하반기에 중화권 5대 고객을 중심으로 많이 성장할 것이고, 기판 소자도 M/S를 늘리는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주 고객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6 판매가 부진했지만 삼성전기는 재고 관리에서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회사 측은 "주고객(삼성전자)의 판매 부진에 따른 영향은 있다. 전분기 말에 비해 재고는 조금 더 줄었다"며 "주 고객의 플래그십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예년보다 플래그십 모델(삼성 갤럭시노트5 등) 출시가 앞당길 것으로 예정돼, 당사에도 긍정적 영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기는 올 2분기(연결기준) 매출 1조6981억원, 영업이익 804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이날 오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국내외 주요거래선의 수요 부진과 PC,TV 등 글로벌 IT 시황의 약세 영향이 더해져 매출은 소폭 하락했다"며 "투입자원 효율화 노력과 원가절감 확대를 통해 영업실적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