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경기 개선세 확인…추가완화 기대감 약화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30일 오전 9시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요즘 일본 관광업계에서는 중국 사람이 갑이죠. 한번에 평균 5000만원씩 쇼핑을 한 팀도 있었어요. 이런 경우는 아예 면세점 문을 닫고 그분들만 쇼핑하게 해드리죠. 최근에는 무엇보다도 환율이 싸니까. 메르스 여파도 있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을 더 선호하는 것 같네요." (국내 대형 여행사 소속 일본 여행가이드)
지속적인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 순항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탄탄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엔화 값도 싸지자 수출이 늘어나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몰리는 추세다.
30일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46% 증가한 913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올 한해 19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일본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일본 관광업계의 호황은 국가 외화 수입과 직결된다. 국내총생산(GDP) 성장에도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경상흑자가 늘게되면 엔화는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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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 엔저로 일본 경기 개선세 확인…추가완화 기대감 약화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 엔화 약세가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의 전반적인 경기 전망에 대한 시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한 중앙은행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점도 엔화 강세를 내다보는 요인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에후 일본 경제가 지난해 4월의 1차 소비세 인상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특히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회복세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BOJ의 추가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상당 낮아졌다"며 "지난 3월은 약 70%의 시장참여자들이 연내 추가완화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추가완화가 없을 것이란 답변이 50~60%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으로써 엔화의 역할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그렉시트(Grexit) 우려가 가중될 때 가장 크게 반응한 통화는 다름아닌 '엔화'였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자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20엔 수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다만, 엔화 강세에 대한 한가지 중요한 변수는 달러화의 방향이다. 달러 인덱스의 구성에서 유로화와 엔화의 비중이 매우 큰데, 달러화가 일방적인 강세를 나타낸다면 엔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내는 것이 보통이다.
◆ 엔화 가치 12년래 최저…"엔화 선물 장기 투자 고려해볼만"
최근에는 엔화 예금, 엔화 환율 연계 ELB보다 액티브한 엔화 투자 방법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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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R선물> |
엔화 선물은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달러/엔 환율(1달러 당 엔화가치)가 아니라 그 반대인 엔/달러 환율(100엔당 달러 가치)로 표기한다. 선물 1계약당 단위는 1250만엔(약 1억1800만원)이며, 필요한 증거금은 약 300만원(2860달러) 수준이다.
다만 역으로 생각하면 이는 그만큼 레버리지가 큰 위험 투자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엔화 선물의 경우 마진콜(margin call; 선물계약의 예치증거금이나 펀드의 투자원금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보전하라는 요구)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증거금을 넣어 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이용재 KR선물 연구원은 "일반적인 선물 매매는 당일 매매를 하지만 엔화선물 투자를 장기적으로 하게되면 선물을 투기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하나의 투자자산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선물 관계자도 "증거금의 5배 이상을 충분히 넣어놓고 추가적인 하락을 견딜 수 있들 정도로 만들어두면 시장이 출렁일때도 버틸 수 있다"며 "일일 트레이딩으로는 손해를 보더라도 엔화가치가 12년래 저점으로 떨어진 지금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