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출시 아이폰6S에 AP·D램 공급..갤럭시S6 물량 대체 가능
[뉴스핌=김선엽 기자] 오는 9월 출시될 아이폰6S의 판매실적이 삼성전자 하반기 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부터 D램까지 아이폰6S의 핵심 부품 중 상당 부분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 스마트폰에서 반도체로 이동한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이 라이벌 애플을 버팀목 삼아 하반기 비상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이폰6S에 모바일 AP 'A9'을 공급할 예정이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이 14나노 핀펫(FinFET) 기술을 통해 경쟁 업체와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14나노 핀펫은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쌓아 프로세서의 성능을 향상하고 소비전력을 낮춘 칩이다. 소자의 게이트 모양이 물고기 지느러미를 닮았다고 해서 핀펫이란 이름이 붙었다. 기존 20나노 공정 기반 프로세서보다 전력 소모량을 30% 줄였으며 성능은 20% 향상시켰다.
지난해에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설계 디자인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기업) 업체 TSMC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용 A8칩셋 생산을 대부분 담당했지만 올해 아이폰6S의 경우 초기 물량을 삼성전자가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이폰6S는 2GB LPDDR4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가 모바일 D램을 주로 공급했지만 올해는 삼성전자가 상당 규모를 배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넣을 수 있는 D램을 만드는 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몇 개 없지 않은가"라면서 "하지만 애플이 하나의 공급처만 가지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고공행진은 이미 충분히 예고된 상태다.
지난 30일 공개된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메모리와 시스템LSI 부문은 전기 대비 각각 2.0%, 58.5% 늘어난 매출을 달성했다. 반도체 전체의 영업이익은 3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4% 확대됐다.
유의형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올 3분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D램 생산량 증가율)는 16.1%에서 20%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예상을 상회하는 D램 출하량 가이던스를 통해 모바일향 하이엔드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10월에 아이폰6S가 릴리즈된다고 하면 8월부터는 모바일 AP 부품이 들어갈 것"이라며 "갤럭시S6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외부에 공급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차세대 애플 워치에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이 공급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업계에서는 올 초 이미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로부터 애플워치용 플렉시블 OLED 패널 개발을 의뢰받았다는 루머가 제기돼 왔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삼성이 중국 세트업체를 상대로 플렉서블 OLED 공급을 타진하겠지만 애플 워치 차기 버전부터는 삼성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채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