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학교, 재정난에 외국인 유치…'중국 1순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호주 부동산 시장 고공행진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 부자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호주의 값비싼 공립학교 등록금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호주 민영방송인 채널9의 시사 프로그램 '커런트 어페어(Current Affair)'는 최근 재정난에 빠진 호주의 공립 학교들이 외국인에게 연 1만~1만5000호주달러(약 1300만원) 수준의 비싼 가격에 입학 허가를 내주고 있는데 이 중 상당수는 중국 자녀들이라고 보도했다.
댄 놀란 리포터는 현재 호주 학교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은 총 1만6000명으로 올해에만 등록 학생수가 12.5% 늘었다고 밝혔다. 외국인 대학생 증가율인 9.4%보다 가파른 속도다.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주(NSW)의 경우 올해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는 외국인 학생 수는 4400명으로 집계됐다.
호주의 각 주정부들은 외국인 학생들이 호주 학교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고 성공한 사례를 부각시킨 교육 홍보 영상들을 만들어 각국에 배포하고 있으며 이들의 주 타깃은 중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호주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의 50%는 중국인들로, 2위인 베트남(9%)과 3위인 한국(7%) 학생들에 비해 월등이 높은 비율이다.
노스코테 하이스쿨 입구에 중국 국기가 게양된 모습<출처=커런트 어페어 방송 캡처> |
매체는 이 학교가 10학년 외국인 학생 85명의 입학은 허가하면서 올해만 7학년 현지학생 165명의 입학은 불허한 점을 강조하며 최근 가속화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 유입이 현지인들에게는 상당한 논란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학생 유치 찬성 쪽에서는 외국 학생들이 학교는 물론 지역 커뮤니티 전체에 교육, 사회, 문화적인 장점을 더해준다고 주장한다. 또 까다로운 입학 조건을 뚫은 학생들 중에는 재능 있는 학생들이 많아 이들이 해당 학교 성적 순위 자체를 올려준다는 점도 학교들이 외국인들을 환영하는 이유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외국학생 유입 증가로 현지 학생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며 전체 학생 중 외국인 학생 비율은 5%로 제한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빅토리아주 학부모 연합인 페어런츠 빅토리아(Parents Victoria) 소속 게일 맥카티는 "학생들에게 가격표를 붙여서는 안 된다"며 재정적 이익 때문에 호주 학생 대신 외국 학생을 뽑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부에서 호주 교육제도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지역 학생들의 요구를 간과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호주 학교 외국인 학생 등록건수 <출처 = 호주교육부>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