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과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 외국인 상하이 A주 1조원 순매입
[뉴스핌=중국본부] 중국증시가 시계 제로의 난기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4일 상하이지수가 8년만의 최대 낙폭인 8.49%의 대폭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7월 27일 8.48% 하락했던 상하이지수는 한달도 안돼 다시 8.49%의 낙폭을 보이면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정부의 강력 부양에도 주가가 꿈쩍않자 시장에는 증시 붕락의 우려감까지 팽배해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인민은행이 조만간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시장 부양에 나설 것이라며 조심스런 시장회복 기대를 내보이고 있지만 이런 노력도 추세적인 조정장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이런가운데 주가가 9%가까이 밀린 24일 오후 2시께(현지시간) 후강퉁(상하이 홍콩주식 교차매매) 투자 순유입액이 늘어나 외국인들의 바닥훑기 저가 매수가 시작된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24일 중국 A주 대폭락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 자금이탈 유동성 부족 A증시 직격탄
베이징의 신경보는 24일 증시 전문가들을 인용해 글로벌 환경 불안이 자금이탈을 부추기며 A주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17-21일) 유럽·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증시가 일제히 부진을 보이고 위안화 절하 이후 동남아 국가 환율이 상승(가치 하락)하면서 긴장 국면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MLF로 2600억 위안의 단기 유동성 공급에 나선것이 거꾸로 유동성 부족 우려를 키우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환평형기금 감소에 인민은행은 환시 개입에 나섰고 이는 자금이탈을 가속화 시켰으며 투자자 자신감에 타격을 줬다. 또한 21일 나온 8월 PMI 지수 악화로 제조업 부진 압력이 고조되면서 경제하락 우려 키웠다.
시나 포탈은 24일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해 다양한 원인을 제시했다. 첫째 외부 환경이 이날 증시 폭락의 주범이라고 진단했다.
시나 포탈은 지난주 금요일(21일) 의 글로벌 증시 폭락과 중국 경제지표 부진, 이머징마켓 환율 폭등 등이 유가하락 보다 더 큰 우환으로서 주요국 경제회복에 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A주 유동성 부족이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에 따르면 7월분 1000만 위안 이상 주식계좌 수 28%가 하락했고, 지난주 증시 이탈자금규모 는 831억 위안에 달했으며 4주 연속 순유출을 나타냈다. 자금의 지속적인 증시 이탈이 주가반등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 절하 및 증금공사가 회금공사에 주식을 양도한 것도 투자심리애 영향을 줬다고 지적한다. 증금공사가 회금공사에 주식을 양도한 것이 증시부양 출구전략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증시가 폭락해도 중국 정부가 단기적으로 시장 재부양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시장 판단도 주가 폭락의 한 원인이 됐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주가 지수 폭락이 다시 공황적 매도심리를 유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24일 오후 장에서 하한가를 기록했던 중국석유 주가가 다소 낙폭을 좁히고 은행주도 일부 회복세를 보인 것은 관리층이 문제를 의식하고 시장 대응에 적절히 나서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A주 장세를 전망할때 시장의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이런 점에서 중국 정부가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주기위해 유동서 공급과 함께 각종 경로를 통한 장외 신규자금의 증시 유입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호재바닥, 부진한 경제지표와 해외불안이 시장 위협
방정증권 관계자는 "현재 증시 위기는 지난 90년대와 같은 성격으로 지난 금융위기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2008년의 급격한 조정은 글로벌 시장의 번영후에 나타난 붕괴인 반면, 90년대는 국가들 간의 경제주기 차이에서 나타난 것으로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자금유출과 시장 붕괴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국태군안 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의 향후 전망에 대한 태도 변화가 주식시장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라며 "경제 지표 부진과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전망으로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풍투자자문은 "현재 시장에 부족한 것은 호재로 반영될 수 있는 이슈"라며 "국유개업 개혁의 진척이 보이지 않고, 증금공사의 개입여부도 불투명한 가운데 페트로차이나(중석유)와 은행권이 증시 부양을 포기하면서 상하이 지수가 폭락했다"고 지적했다.
◆ 외국인 바닥훑기 저가 매수 나섰나, 후구퉁 A주순유입액 1조원
중국 증시가 대폭락한 24일 후강퉁(상하이 홍콩 주식 교차 매매)가운데 외국인들의 상하이주식 거래 시스템인 후구퉁을 통해 50억위안(약 1조원)의 자금이 순 유입돼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바닥권 저가 매수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현지시간 2시 현재 중국 후강퉁거래의 양방향 투자가 모두 순유입세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의 상하이 A주 투자인 후구통에는 49억9300만위안이 유입돼 하루 투자 한도의 61%한도를 소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갑작스럽게 후구퉁 한도 소진에 늘어난데 대해 외국 투자자들이 A주 조정이 상당폭 진행됐다는 인식아래 본격적인 바닥 훑기에 나선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근 9% 대폭락장서 상한가 보인 '기특한' 종목
'상하이지수 8년 만의 최대 낙폭. 상하이·선전시장 2200개 주식 하한가'. A주 시장이 투자심리 약화에 초토화된 24일에도 일부 종목은 주가가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폭락의 '파고'를 넘어 9%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한 종목은 서강기계(徐工機械), 고신발전(高新發展), 기빈집단(旗濱集團), 해원기계(海源機械), 금자화퇴(金字火腿), 승흥고빈(升興股份)의 6개 주식이다.
이들 종목의 주가 급등은 개별 호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공기계는 23일 저녁 공시를 통해 주주 전체에 주식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했고, 고신발전은 부동산 개발 사업을 매각하고 선물·건축 사업에 매진한다고 발표했다.
해원기계는 리커창 총리의 3D프린팅 산업 육성 방침에 따른 수혜주로 꼽혀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금자화퇴는 인터넷금융 기업에 대한 투자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흥싱고빈은 주가 하락세를 지속하다 장 마감 직전 주가가 순식간에 폭등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하루 등락폭이 20%에 육박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