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13개 그룹, 신규채용 10% 확대..50대 일자리는 줄여
[뉴스핌=김신정 기자] 최근 50대 이상의 임직원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대기업들이 청년일자리는 늘리고 있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따르면, 13개 주요 그룹은 올 하반기 연초 계획 대비 신규채용 규모를 10% 이상 늘리기로 했다.
13개 그룹은 연초 계획대비 10% 이상 규모를 늘린 약 10만 3000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그 중 삼성(2000명), SK(1000명), GS(200명), 한진(540명), 한화(3987명), CJ(1600명), 효성(51명) 등 7개 그룹은 총 9378명을 더 뽑기로 했다. 현대차와 롯데 등 6개 그룹은 수출 부진 등의 이유로 연초 계획된 채용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통상 30대 그룹의 연간 채용규모가 12만명 정도임을 고려할 때 조사대상인 13개 그룹이 약 1만명을 연초 계획 대비 더 뽑는 것은 상당한 규모"라며 "특히 최근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기업들의 큰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오는 2018년까지 청소년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에 9400명 이상을 모집하고 사회 맞춤형학과 4800명 이상, 기타 창업교육에 4만 4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향후 13개 그룹 이외 많은 대기업이 청년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에 동참해 성과가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이렇게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데는 그동안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거듭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정부에 적극 화답하듯 청년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등의 굵직한 청년 일자리 창출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한켠에선 경기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이나 고육지책으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 하는게 아니라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격'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지난주부터 사무직과 생산직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섰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들어 두번째 희망퇴직을 추진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임원이 아닌 55세 이상 직원들을 올해까지 모두 내보내기로 했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이미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삼성그룹도 계열사별로 희망퇴직과 창업지원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침체된 경기상황에 따른 인건비 절감과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부담감을 사전에 줄여보자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업계 전반적으로 '구조조정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기업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뒤숭숭하다. 대기업에 다니는 한 부장은 "대책없이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 회사 분위기에 몸을 사리고 있을 정도라며 이제는 50세만 되면 퇴직준비를 생각해야 한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50대가 되면 기업에서 나가라 하는 것도 문제고, 그렇다고 청년 일자리를 등한시하는것도 문제여서 서로 상생하는 발전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선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경영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인건비 절감만한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구조조정 없이 신규 고용을 늘리자니 경기침체 속에서 기업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인사과 한 관계자는 "일 안하는 높은 연봉의 인력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대신 그 비용으로 신규채용을 통해 2~3명의 인력을 충원하는게 탄탄한 기업 조직구성이나 조직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대기업 인사과 관계자는 "50대 직원의 경험은 신규직원의 패기만 가지고 충당할 수 없지만 신입의 패기와 낮은 임금도 무시 못해 회사 입장에서는 직급별, 나이별로 적절히 융합되게 조직을 만들어 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