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전, 채권혼합형 롱숏 ELS 등 ...금리인상후 주식비중 확대
< 이 기사는 9월 18일 오후 6시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편집자] 전세계 이목이 집중됐던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하지만 올해 안에는 한차례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핌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을 앞두고 주식, 채권, 환율, 대체투자 등 적절한 자산관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뉴스핌=한기진 기자] 17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전직 증권사 채권 트레이더 박(40) 모씨는 자신의 투자판단에 뿌듯했다. 미 국채 30년물을 주로 매매하는 그는 지난주 1억원 규모의 포지션을 모두 정리했다. FOMC 회의가 열릴 때면 새벽 4시까지 인터넷중계를 보며 투자전략을 짜는 그였는데, 잠시 쉬기로 했다.
“9월에 FOMC가 금리를 올린다고 하자 채권 금리가 춤을 추기 시작해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했다.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주가와 함께 오르다가도 다시 반대로 가는 등 채권금리 방향성이 엿장수 마음 같았다”고 했다. 그는 “재닛 옐런 FOMC 의장이 10월에 금리를 한차례 올릴 수도 있다고 했으니, 당분간 투자자산의 변동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금리인상에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9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자산가들은 금리인상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이른바 ‘환절기(換節期)’투자로 대응하고 있다. 주로 ▲ 美 달러 가치 ▲ 선진국 주식투자 ▲원유, 금 등 원자재 투자 등 3대 포인트가 그 투자 대상이다.
◆ “금리인상 전까지 자산가격 출렁... 채권혼합형, ELS에 투자해야”
KEB하나은행은 9월들어 고액자산가에게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전략’을 전달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가까워져 달러화 가치 변동 -> 원유, 금 등 원자재 가격 변동 -> 한국 등 신흥국 주식시장 악영향으로 이어져, 고객들의 대비가 필요해서다.
옥진주 KEB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첫 금리인상 시기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며 “금리인상 전후로 나눈 투자전략이 중요하다”고 했다.
KEB하나은행은 금리인상이 있을 10월이나 12월까지는 당분간 채권혼합형, 롱숏, 주가연계증권(ELS)와 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의 변동성 관리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 경험상 금리인상 직전까지 자산가격 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이 되면 가격 조정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된 위험자산, 특히 주식형의 비중을 확대하라고 했다. 경기회복과 이익개선같은 정책 모멘텀이 있는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접근하고 코스피는 달러강세에 따른 원화약세로 수출기업 경쟁력 회복 등 3분기 실적 기대감으로 작용할 수 있어 매수관점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또 부동산과 같은 대체투자, 하이일드, 신흥국채권, 인컴형 자산은 금리 인상기에는 투자매력이 낮지만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낙폭과대에 따른 저점매수에 관심을 두라고 지적했다.
◆ “달러 값 상승에 맞춘 투자전략 필요. 일본 등 선진국 증시에 투자”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 달러화의 방향이다. 교과서 내용으로 보면 달러 값이 오르면 한국 등 신흥국 증시는 수급적으로 부정적이지만 일본 등 선진국은 유리하다. 선물시장에서 달러로 결제되는 금,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내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지난 16일 한국을 찾은 미국 투자회사 피피엠 아메리카의 존 윌딩 수석매니저는 “달러 강세로 뱅크론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상품은 은행이 기업에 대출해줄 때 생기는 담보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리보(LIBOR 런던 은행간 적용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이어서 시중금리가 오르면 추가 수익을 얻는다. 그런 상품에 원달러 환율이 올라 환차익까지 기대한다는 분석이다. 뱅크론에는 변동금리 대출채권, 레버리지론, 시니어론이 해당한다.
송홍익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일본은 양적완화 정책을 최소 1년 이상 더 실시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계속 낮추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 강세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리인상 효과를 미리 반영했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오히려 진정될 가능성도 있다. 역사적으로 FOMC는 1990년 이후 기준금리를 세 차례 하락에서 상승으로 추세를 돌렸는데 두 차례(1994년 3.00%->6.00%, 2004년 1.00%->5.25%)는 금리를 올리자 달러화 강세가 진정됐다. 1999년에 4.75%에서 6.50%로 올렸을 때만 달러화 강세가 지속됐다. 당시는 IT버블 붕괴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 달러화 투자가 늘었던 영향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