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노무라 등 IB 업계 경고 연이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구리부터 아연까지 상품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상품시장의 한파는 유럽과 미국 주식시장을 강타, 관련 종목을 필두로 주가 하락을 초래했다.
23일 발표되는 중국 제조업 지표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아시아 주요국 성장률 전망 하향, 여기에 무디스와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원자재 섹터 경고가 맞물리면서 상품 가격을 끌어내렸다.
구리[출처=블룸버그통신] |
니켈과 알루미늄이 각각 2% 가까이 하락하는 등 주요 금속 상품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도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장중 1% 이상 하락했다.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는 2% 가량 하락하며 3주간 최저치에 근접한 상태다.
관련 종목도 동반 급락했다. 특히 글렌코으의 주가 급락이 두드러졌다. 광산업체 글렌코어는 런던증시에서 장중 15% 이상 폭락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펜스 아래로 떨어졌다. 연초 이후 글렌코어의 낙폭은 60%를 훌쩍 넘었다.
앵글로 아메리칸이 5% 이상 급락했고, 칠레 구리 업체인 안토파가스타도 8% 급락했다. 리오 틴토와 BHP 빌리턴 역시 각각 3% 이상 동반 하락했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투자은행(IB) 업계의 부정적인 전망과 ADB의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중국을 포함한 상품 수요국의 수요 둔화 우려가 맞물린 결과다.
노무라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통해 구리 시장의 공급 과잉이 2017년까지 두 배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중국의 수요 증가가 연간 3%로 하락, 2010년 이후 평균치인 13%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수급 불균형이 더욱 악화되면서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디스와 CS도 상품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의 성장률 부진과 수요 둔화에 따른 상품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특히 CS는 중국의 원자재 수요 전망치와 관련 상품의 목표 가격을 하향 조정했다. 원자재 기업의 이익 전망치 역시 낮춰 잡았다.
CS의 리암 피츠패트릭 애널리스트는 “상품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다”며 “중국의 수요와 이머징마켓 통화가 바닥을 찾을 때까지 상품 가격 하락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전세계 구리 수요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금속 상품의 주요 소비국에 해당한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관련 상품 가격에 커다란 악재다.
투자자들은 23일 발표되는 제조업 지표가 경기 하강 기류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상품 가격 하락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ADB의 중국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도 원자재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ADB는 중국의 2015년과 2016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0%와 6.8%에서 6.8%와 6.7%로 낮춰 잡았다.
이와 함께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주요 상품 수출국 경기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