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당 78센트 지출 늘려, 외식 급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늘어난 소득을 부채 상환보다 지출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와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었지만 미국인의 소비 행태와 인식에는 커다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주 메사추세츠의 일부 지역에서 휘발유가 갤론당 1.99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저유가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엑손 모빌 <출처=AP/뉴시스> |
특히 외식에 18%가 할애됐고, 음식료 구입에도 10%가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엔터테인먼트와 전자제품 시장으로도 저유가에 늘어난 소득의 일부분이 유입됐고, 그 밖에 기부가 일정 부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JP모간의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소비자들이 늘어난 소득을 부채 상환과 저축에 투입한다고 말하지만 실상 대부분 소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상무부가 상반기까지 발표한 민간 소비 지표와 어긋나는 것이다. 미국 유통업계와 음식료 서비스 업계의 매출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월 감소한 데 이어 4월과 6월에는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 소비자들이 저유가의 영속성을 확신하지 못했으나 장기간에 걸쳐 강한 반등이 나오지 않자 안도감에 지출을 늘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휘발유 소비가 전반적인 가계 소비의 5%에 못 미치며, 이 때문에 달러화 기준 소비 증가 효과가 다른 경제 현상에 의해 가려진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저유가로 인해 미국 가계가 평균 700달러의 소득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소비 행태가 지역별, 연령별로 다소 상이한 패턴을 보였다. 중서부와 남부 지역의 휘발유 가격 하락 폭이 가장 컸고, 소득별로는 저임금층의 소득 증가 효과가 1.6%로 가장 높았다.
JP모간은 현 수준의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이에 따른 가계 지출 효과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유가가 본격적인 반등을 보일 때 이에 따른 소비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는 체이스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를 보유한 2560만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2013년 말 이후 소비 행태에 집중해 이뤄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