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으로 타기수보다 50% 이상 많아...인사적체 유발
[뉴스핌=이영기 기자] 기획재정부 행시 출신 중에서 37회는 단연 돋보인다. 이들은 32명이나 포진해 보통 20명 내외인 다른 기수보다 절반가량 많다. 이로 인해 후배 기수들은 더딘 승진으로 사기가 떨어지고, 퇴직후 상대적으로 적은 연금을 받아야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19일 기재부에 따르면 37기 동기가 이렇게 많은 것은 지난 1993년 행시에서 재경직을 역대로 가장 많은 90명을 뽑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부처에서 기재부로 전입도 많이 했다.
37기 대표주자로는 김경희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기획단 부단장, 이강호 부대변인 겸 홍보담당관, 박금철 조세정책과장, 이대희 미래정책총괄과장, 김성욱 국제금융과장, 유형철 대외경제총괄과장, 성일홍 국고과장 등이다.
이중 부이사관(3급)인 17명이 국장급이 되기까지 3년 내외가 소요되고, 서기관급(4급)인 15명은 앞으로 6~7년을 더 기다려야한다.
문제는 아랫기수 후배들이다. 38기가 선배 37기를 뛰어넘지 못하면 국장급까지 적어도 6~7년이 걸린다. 다른 부처에서 일하는 행시 동기들과 차이가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근무하는 38기 동기 중 2명이 국장으로 승진했다. 빠른 사람은 벌써 국장 3년차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기간최대 10년까지 승진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단순히 더딘 승진으로 사기가 저하된다는 것은 옛말이다. 이제는 월 40만원 이상(연 500만원 이상) 퇴직후 연금수령액 차이도 감수해야 한다.
후배기수인 한 과장은 "3급 승진을 바라보는 37회 선배가 아직 15명이 있어, 승진에 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지금은 늦은 승진만 문제가 아니라 국장인 타부처 동기와 비교하면 10년 이상의 차이가 나서 연금수령액 차이도 월 50만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2010년 연금체계 변경으로 월 50만원까지는 아니라도 10년 정도의 승진 차이로 인해 월 연금수령액에서 40만원 내외의 차이는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딘 승진으로 사기도 저하된데다 고위급 재직연수 감소로 연금수령액도 줄어들게 돼 기재부 젊은 직원들의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이에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37기가 두꺼운 층을 형성해 후배기수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고 또 타부처와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행시기수를 기준으로 인사하는 과거와는 달리 발탁인사와 성과위주의 인사를 강화하고 있어 꼭 그것만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