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출 1조 동력 '콘트라브' 정부승인 불확실 ..회사측 "시장성 충분"
[뉴스핌=이진성 기자] 광동제약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은 비만치료제 시장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자체 개발중인 KD101(프로젝트명)은 국내외 학술지 등을 통틀어 검증된 효능 및 효과가 전무하고, 아울러 최근 독점판매권을 따낸 '콘트라브'의 판매 허가도 불투명해서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2020년 매출 1조원의 성장동력으로 기존 식음료외 전문의약품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자체 개발중인 천연물신약 비만치료제 KD101이 주 아이템이다. 이는 연필향나무에서 유래한 세스퀴테르펜(sesquiterpene) 화합물 신약이다.
광동제약은 자체 실험결과 지방연소를 촉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성분이 전세계적으로 비만에 대해 밝혀진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2013년 광동제약의 이경미 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항비만 신약 KD101 개발;비임상 연구'에 대한 보고서가 전부다.
전문가들은 광동제약이 식음료회사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무리하게 시장성만 보고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 평가기관인 글로벌인포메이션과 아이엠에스 헬스(IMS Health) 등이 2019년까지 비만치료제 시장이 3조원(26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자, 광동제약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을 내세운 것이란 설명이다.
광동제약도 KD101이 과학적 검증을 통해 판매로 이어질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6일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1조원을 기록하는 토탈 휴면 헬스케어 브랜드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보도자료를 통해 제시했지만, 수백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한 KD101은 언급 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최근 독점판매권을 획득한 미국 바이오 제약기업 오렉시젠 테라퓨틱스(Orexigen Therapeutics)의 '콘트라브'를 핵심전략으로 내세웠다.
광동제약은 올해 초 일동제약의 비만치료제 '벨빅'이 침체된 시장에서 높은 판매를 기록하자 지난해 미국에서 승인된 콘트라브의 국내 판매권을 얻기 위해 매달려왔다. 그러던 중 광동제약은 지난 8월 콘트라브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 다만 이 마저도 시장에서 성공여부를 장담하긴 어려워 보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천연물신약에 대한 검증이 주료 논의대상으로 떠올랐다"며 "KD101이 식약처 허가를 받더라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에 독점판매권을 따낸 콘트라브도 사실상 식약처 허가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콘트라브는 미국내에서도 고도비만 환자에게만 처방되는 의약품이다. 체질량지수(BMI) 30kg/m2이상이거나 고혈압, 제2당뇨, 이상지혈증 등 다른 위험인자가 있는 27kg/m2 (체질량지수)이상에게만 쓰이도록 하고 있다.
고도비만 환자 비율이 낮은 국내에선 사실상 처방 시장이 크지 않은 셈이다. 식약처에서도 이러한 점을 들어 판매허가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콘트라브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항정신성약물'로 분류될 가능성도 크다. 식약처는 항정신성 약물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장기간 임상검증이 되지 않을 경우 단기간 처방만 허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출시된지 1년도 되지 않은 '콘트라브'의 경우 판매허가가 이뤄지더라도 한정적인 시장만 공략할 수 있는 셈이다.
식약처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콘트라브는 항우울제가 함께 들어있는 복합 약물이어서 오남용 방지차원으로 항정신성계열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배제하더라도 고도비만 환자가 적은 국내에서 굳이 필요치 않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해외 사례만 보고 판매분류 및 허가가 날 경우 오남용을 비롯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 관계자는 "미국에선 항정신성약물로 분류 되지 않는다"며 "자체적으로 시장성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