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A, 페라리 분사로 자금조달 계획
[뉴스핌=김성수 기자]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 제조회사 페라리가 21일 뉴욕 증권시장에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페라리(종목코드: RACE)는 공모가 52달러 대비 15% 상승한 60달러로 첫 거래를 시작했으며, 장중 60.97달러까지 뛰었다.
페라리의 장 마감 가격은 공모가 대비 5.8% 상승한 55달러였다. 한국시간 기준 8시 넘서 시간외 거래에서 55.24달러까지 0.44% 추가로 상승했다. 이날 성공적인 거래로 페라리의 시가총액은 104억달러(11조8500억원 상당)에 이르렀다.
이날 시장의 관심을 한 데 받은 페라리의 데뷔전은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선전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캐피탈의 케이틀린 스미스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IPO시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다"고 말했다. 3분기에 월가 IPO 거래는 전년동기 대비로 43%나 줄어든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Dealogic)에 의하면, 최근 한 달 사이 기업공개시장의 분위기는 희망공모가 제시범위의 중간 이하에서 발행가격이 결정되는 수준이었고, 이에 따라 IPO를 연기하는 기업의 수가 70개에 달했다.
페라리의 성공을 그런 의미에서 예외적이면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 성공에 이어 금융서비스 스타트업인 스퀘어(Square)와 온라인 데이트 대기업 매치(Match)가 각각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
앞서 3분기까지만 해도 월가 IPO는 주로 바이오테크 기업이 주도했는데, 이 업종에 거품이 꺼지면서 그 동안 소외됐던 소매업체나 IT업체들이 다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IPO시장은 늘 그렇듯이 민간시장에 형성된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공개거래 시장에서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과 조화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한편, 페라리는 이번 IPO를 계기로 모회사인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FCA)로부터 분사를 계획하고 있다. FCA는 페라리 IPO 및 분사를 통해 턴어라운드 계획에 필요한 40억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회장은 지난해 페라리에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FCA는 페라리의 80% 지분을 유통시킬 예정이며, 나머지 10%는 페라리 창립자 엔초 페라리의 후손인 피에로 페라리가 갖게 된다.
한편,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페라리처럼 규모가 작고 자본 집약적인 자동차업체가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