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고용지표 불구 증시 선방
13일 소매판매·소비자심리지수 발표...연준 관계자 연설/해외 지표도 주목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이번 주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는 소비자 관련 경제지표와 대형 소매업체들의 실적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미국의 10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 내용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증시는 비교적 선방했다.
예상을 대폭 상회했던 고용지표로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지난 6일 뉴욕증시는 상품시장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전반적인 상승세로 마감했다. 4년래 최고의 달의 보낸 뒤 주요 지수들은 11월 첫 주에도 1% 안팎으로 추가 상승, 6주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달러지수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1% 넘게 상승하며 7개월래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반면 연내 금리인상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면서 불어닥친 강달러 역풍에 금은 올해 최악의 한 주를 보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 선물은 지난 달 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주간 낙폭이 5%로 확대됐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 국채 수익률도 상승하며 수요 약화 흐름을 반영했다.
하지만 증시에서 관련 업종들의 주가 흐름은 판이하게 달랐다. 유가 하락의 부담 속에서도 에너지 업종이 2.4%의 주간 상승폭을 기록하며 S&P500지수 내 주요 10대 업종 중 두 번째로 호조를 보였고, 상품 가격에 민감한 산업(+1.14%)과 소재(보합) 업종도 괜찮은 주간 성적을 거뒀다.
에너지와 상품 시장이 재고와 공급과잉,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 다른 요인들로 아직도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증시는 고용지표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시키며 최소한 단기적인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CME그룹의 FedWatch 프로그램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이제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70%로 높여 반영하고 있다. 고용지표 발표 직전만 해도 가능성은 58%에 머물렀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도 고용지표 공개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을 내년 3월에서 12월로 앞당겼다.
다음 달 경제지표가 아주 극심한 수준으로 둔화하지 않는 이상 월가에 안착한 12월 금리인상 전망이 변경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고용지표가 발표된 6일에 투자자들은 마치 이미 12월 금리인상이 결정된 것처럼 반응했다. 금리인상을 통해 수혜를 입계 될 업종에 바이어들이 몰렸고, 불리한 업종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날 금융 업종은 1% 넘게 오르며 시장을 지지한 반면 금리인상에 민감한 유틸리티 업종은 3.6% 급락했다.
이제 월가는 경제가 금리인상을 견딜 수 있다고 판단될 때 행동에 나서겠다는 연준의 입장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이미 내달 있을 수 있는 금리인상 결정보다는 이후 전개될 점진적인 추가 인상 속도에 포커스를 맞추는 모습이다. 일부 전문가는 연준이 12월에 첫 금리인상을 결정한 뒤 내년에 두 차례 정책회의마다 한 번 꼴로 총 4회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투자자들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감을 뒤로 하고 양손을 머리 위에 얹고 편안하게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관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거시지표를 통해 경제 성장의 추가 증거가 포착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들은 특히 소비경기를 주목하고 있다.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들이 앞서 6주간 랠리를 거듭하며 52주래 최고치에 3% 이내로 접근한 만큼 이번 주 횡보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고 확인될 경우 증시의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13일에 발표될 10월 소매판매, 11월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 등 경제지표는 상승 동력이 소진된 시장에 새로운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소매판매는 9월에 0.1% 증가한 데 이어 10월에도 0.3% 추가로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지속적인 개선 흐름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이시스(11일)와 콜스·노드스트롬(12일), JC페니(13일) 등 대형 소매업체들의 분기 실적에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용지표를 통해 임금의 가파른 상승이 목격됐고, 연말 쇼핑시즌 대목을 앞두고 낮게 유지되고 있는 개솔린 가격 등에 지갑을 여는 미국인들은 더욱 많아졌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자유소비재 업종이 13%, 소매 업종이 27% 상승하며 주요 업종 중 최고의 성적을 내는 등 여건도 좋아 이번 주 소비자 지표와 소매업체 실적이 견고하다면 이들 관련주가 기술주로부터 최근 시장의 랠리 주도권을 넘겨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기술주의 강세 지속 여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주 나스닥100지수가 사상 최고 종가를 경신하고,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3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 주에만 1.85% 오르며 다른 주요 지수들을 상대적으로 압도했다.
12일에는 자넷 옐렌 연준 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등 연준의 핵심인사 3인이 나란히 연단에 오른다.
해외 경제지표들도 주요 지수를 움직일 수 있는 변수다. 투자자들은 주말에 나온 10월 무역 수지, 주중의 소매판매·산업생산 등 중국의 지표를 통해 중국 경제의 안정 여부를 점검한다. 13일에는 유로존의 3분기 GDP가 발표된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