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비율 10년래 최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현금 자산을 축적한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이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아메리카의 부채 비율이 부지불식간에 10년래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금리가 장기간 지속된 데다 투자자들의 회사채 매수 열기가 맞물리면서 발생한 결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르면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메랑'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수치라는 지적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10년래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업 인수합병(M&A)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데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면서 부채 비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딜로직과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연초 이후 미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액은 약 8000억달러에 육박,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부채 규모 역시 가파르게 증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골드만 삭스의 로버트 부루저디 애널리스트는 “지난 수년간 미국 기업들이 제로 금리 정책에 편승해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했다”며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자사주 매입과 M&A에 투입했다”고 전했다.
에너지 업계가 회사채 발행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지만 그 밖에 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기업들의 순이익 대비 순부채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미국 기업의 대차대조표 상 영업권으로 알려진 무형자산 규모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조달러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M&A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기업 인수에 따른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해당 기업들은 관련 무형자산의 가치를 감가상각해야 한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들이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투자에 실패한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차대조표 내 무형자산이 급증한 반면 관련 자산의 수익성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기대했던 것만큼 M&A를 통해 자산 생산성을 높이지 못했다는 의미라는 얘기다.
경제성장률이 4년 연속 간신히 3% 선을 유지하는 가운데 연준의 대차대조표가위기 이후 두 배 이상 급증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골드만 삭스와 씨티그룹을 필두로 월가의 투자은행(IB)들은 신용 사이클이 반전할 때 투자자들의 회사채 투자가 크게 꺾일 수 있고, 이는 기업 재무건전성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