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씩 성장하는 특수지…성장 잠재력도 커
[뉴스핌=한태희 기자] 제지업계가 퀀텀점프(대약진)를 위해 말을 바꿔타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인쇄용지 대신 고부가가치의 특수지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 신문이나 교과서, 책에 사용되는 인쇄용지는 성장이 멈췄지만 특수지는 연 2%씩 꾸준히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솔제지는 영수증 용지로 쓰이는 감열지 등 특수지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의 특수지 생산 및 유통업체를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최근 설비 투자를 마친 무림은 산업용 인쇄용지 생산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3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무림 등 주요 제지사들은 산업 인쇄용지를 포함한 특수지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한솔제지는 하이테크 특수용지를 확대 중이다. 특히 종이 영수증 용지인 감열지에 주목했다. 전자 카드결제가 늘면서 영수증 발급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성장 전략도 이에 맞춰져 있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지난 8월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기존 인쇄·인쇄산업용지에서 하이테크 소재산업으로 성장해 오는 2020년 매출액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M&A(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기존 기업을 인수하면 기술력을 흡수할 있을 뿐만 아니라 영업·유통망을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어서다.
최근 유럽 감열지 가공 및 유통업체인 R+S를 인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3년엔 유럽 감열지 가공 부문 1위인 덴마크 샤데스를 인수했다. 또 네덜란드 라벨 가공 1위 업체인 텔롤도 인수했다.
무림은 산업용 인쇄용지와 기능성 특수지를 강화하는 중이다. 현재 무림페이퍼가 산업용 인쇄용지를, 무림SP는 특수지를 담당하고 있다.
무림페이퍼는 산업용 인쇄용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진주공장에 330억원을 투자했다. 일반 인쇄용지는 물론 산업용지 및 특수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 시설를 갖췄다.
이곳에선 쇼핑백지·각종 스티커 라벨지·답안용지(OMR)·잉크젯 용지 등을 만든다. 특히 잉크젯 용지는 무림이 주의깊게 보는 지종이다. 지난 2008년 세계 제지시장의 9% 규모였던 디지털 인쇄시장이 약 5년새 37%까지 성장해서다.
아울러 무림SP는 70여종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특수지 라인을 구축하는 중이다. 불에 안타는 벽지원지·복권용지·멸균지 등·화장품이나 의약품 등 케이스·보안용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무림 관계자는 "산업용 인쇄용지는 글로벌 시장수요 확대로 매년 성장세를 보이는 지종"이라며 "내년상반기까지 산업용 인쇄용지를 50% 수준으로까지 생산 전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수지 강화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내수 및 수출 감소로 지난해 생산이 전년대비 6.4% 줄어드는 등 인쇄용지 시장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어서다. 지난 2009년 180만톤에 달했던 내수시장은 지난해 163만톤으로 줄었다. 5년새 내수시장이 약 10% 쪼그라들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동한 연구원은 "전자 상거래 활성화와 디지털 기기 보급으로 인쇄용지 수요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은 인쇄용지 대신 수익성이 높은 산업용 인쇄용지 또는 특수지를 생산하려고 꾸준히 설비투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수익 지종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