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와 합작 주역..차분한 성격으로 현장서 직원들과 소통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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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신정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본사에 현대중공업 대표단과 아람코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 1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두 회사간 조선소 합작건립과 플랜트 사업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양해각서(MOU)체결식에서 정기선 기획실 총괄부문장(상무)과 알 나세르(Al Nasser) 아람코 사장이 나란히 앉아 MOU체결서에 서명했다.
6년여간 경영수업을 받아온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상무)이 사우디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성사시키며 경영전면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의 '3세 경영'이 본격 닻을 올린 셈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상무)사진제공=현대중공업> |
이번 MOU체결로 실적 악화 주범으로 꼽혔던 플랜트 사업을 비롯해, 사우디 조선소 건립에 현대중공업이 아람코와 합작하기로 하면서 중동시장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의 이런 성과에는 정 상무의 공이 컸다는 후문이다.
정 상무는 1982년생으로 올해 34세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으로 대일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해 근무하다 2011년 9월 보스턴컨설팅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느 재계 2,3세들처럼 다양한 경험과 탄탄한 인맥을 쌓기위해서다.
이어 지난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부장으로 재입사하며 올 1월부터는 상무 승진과 함께 현대중공업 총괄부분장을 맡고 있다. 현재 울산본사에서 근무중이다.
그는 조용하고 묵묵한 스타일로 알려졌다. 대학시절 수업시간 맨 앞에 앉을 정도로 성실함을 보였고, 성적 또한 월등히 좋았다고 한다. ROTC 복장을 한 채 항상 반듯한 모습으로 학교에 나타나 학생들 사이에선 현대가(家) 사람인지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실제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도 겸손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업무를 묵묵히 수행해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직원들과 자주 식사자리를 마련하며 개인적인 고민부터 회사 이야기까지 나눌 정도로 소탈한 성격을 지녔다고 한다.
겸손한 모습으로 그룹 안팎으로 신임을 얻고 있는데다 젊은 나이에 걸맞게 직원들과 빠르고 원활한 소통을 하는가하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열린 사고를 지녔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은 "직원들과 회의시 상대방을 배려해주고,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등 직원들과의 현장 스킨십을 중요시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아람코 사장과 석유장관이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했을 당시 직접 접견에 나선 정 상무는 바로 TF팀을 구성해 협력사업 준비에 착수하는 등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MOU체결식에 정 상무는 김정환 현대중공업 조선사업 대표, 박철호 플랜트사업 대표와 함께 나란히 참석해 알 나세르 아람코 사장 MOU 체결에 직접 서명하며 입지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직급이 높은 각 사업부문별 대표들을 제치고 정 상무가 알 나세르 사장과 MOU체결서에 사인 했다는 점을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사실 정 상무의 폭 넓은 경영행보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지난 7월에 있었던 현대중공업이 주도하는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도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을 맞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은 이번 정부가 각 지역별로 대기업과 매칭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벤처, 중소기업 육성 프로젝트로 대기업에선 중요한 행사로 여겨졌다.
이렇게 굵직한 현대중공업의 국내외 행사에 정 상무가 꾸준히 참석하며 차근차근 외부에 얼굴을 드러내며 경영수업을 밟아왔다는 후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아람코와의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중동지역으로 사업범위 확대는 물론 생산기지 확보도 가능해 질 것"이라며 "그룹안팎으로 정 상무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