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유동성 문제 다시 부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22개 프라이머리 딜러가 채권시장에서 순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프라이머리 딜러가 채권에 대해 순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특히 장기물의 ‘팔자’가 두드러진다.
달러 <출처=블룸버그통신> |
만기 5~10년 회사채에 대해서도 31억달러의 순매도 포지션을 취했고, 13개월~5년 만기 회사채의 경우 30억달러 순매수로 나타났다. 만기 13개월 미만 단기물의 경우 15억달러의 순매수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국채 발행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은행들이 만기 1년 이상 회사채에 대해 순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매주 프라이머리 딜러들의 회사채 매수 및 매도 포지션에 대한 데이터를 종합, 발표한다.
감독 당국의 자본 규제 강화에 따라 월가 투자은행의 채권 보유량이 줄어드는 한편 채권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위축되는 가운데 이번 지표는 또 한 차례 적신호로 풀이된다.
바클레이즈의 제프리 멜리 전략가는 “연말이면 펀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과 은행권의 대차대조표 점검에 따라 일반적으로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게 마련”이라며 “여기에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데 따라 딜러들이 채권 매수 포지션을 줄이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 이후 프라이머리 딜러들의 채권시장 매도 움직임이 활발해졌고, 특히 10월 중순부터 이 같은 추세가 두드러진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올 들어 매수 포지션의 매도 포지션 변경을 부추기는 시장 여건이 형성됐고, 최근 들어 금융위기 이전보다 매도 요인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신용 파생상품의 거래 위축 역시 채권 매도 포지션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통상 투자은행은 특정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앞서 신용 파생상품을 매입해 리스크를 헤지한다.
하지만 관련 파생상품 거래가 줄어들고 있고, 이에 따라 헤지 효과가 희석됐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들이 흡사한 헤지 효과를 겨냥해 채권 매도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