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이후 첫 자금 유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투자자들이 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적극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이 지극히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이 때문에 달러화 매수에 제동이 걸렸지만 채권 투자자들은 긴축 움직임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채권 ETF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연준이 6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채권 ETF ‘팔자’가 봇물을 이뤘던 것.
이후 연준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인상을 거듭 보류하면서 매도 움직임이 진정됐으나 12월 금리인상 기대감이 크게 고조된 데 따라 자금 이탈이 재개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 선물시장이 예측하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약 70%에 이른다. 불과 1개월 사이 50% 선에서 크게 뛴 수치다.
월가 투자은행(IB)은 물론이고 연준 정책자들까지 첫 금리인상 이후 긴축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리스크 헤지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탈동조화가 채권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2년물 미국 국채와 독일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9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독일 2년물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 0.389%까지 밀린 반면 미국 수익률이 상승 추이를 보이면서 스프레드는 1.29%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이는 2006년 8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ABN암로의 닉 쿠니스 매크로 리서치 헤드는 “연준이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확실시된다”며 “하지만 채권 가격에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ECB가 공격적인 양적완화(QE)에 나설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 독일을 포함한 유럽 국채에 대한 미국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혼타이 생명보험의 소니야 첸 국채 트레이더 역시 “내달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국채에 대한 모든 포지션을 청산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일드 국채가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관측에 따라 이번주 멕시코 국채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