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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장기화에 석유업체 디폴트 '경고음'

기사입력 : 2015년11월23일 15:13

최종수정 : 2015년11월23일 15:13

북미 에너지기업 부도액 올해 131억달러 넘어

[뉴스핌=김성수 기자]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석유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기업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신용등급 강등은 물론 파산 신청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21일 미국 댈러스의 로펌 헤인스앤분에 따르면 북미 지역 36개 에너지 업체들의 부도액이 올 들어 총 131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텍사스에서 총 16개의 부도 신청이 접수됐고 캐나다에서 6개, 델라웨어와 콜로라도에서 각각 4곳이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샤론 우 신용정책 리서치부문 선임연구원은 "올해 79개 디폴트(채무불이행)의 약 25%가 에너지 기업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현재 배럴당 40달러를 소폭 웃돌고 있다. 지난 2011년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었으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기업들은 매출은 급감하는 반면 부채 부담은 크게 증가했다.

애버뉴캐피탈그룹의 마크 래스리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 기업들의 부채 규모가 올해 초 1000억달러(115조원)에서 현재 2500~3000억달러(289조~347조원)로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어 달러 강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유가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등 신흥국 수요도 과거처럼 증가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유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결국 에너지 기업의 재무 상태 악화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기업에 자금줄 역할을 하던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체이스 등 대형 투자은행(IB)들도 에너지 기업에 더 많은 담보물을 요구하는 등 대출을 점차 줄이고 있다. 부채 관련 정보가 공개된 31개 에너지 기업 중 10개 기업에서는 신용공여 한도가 총 11억달러(1조2700억원) 이상 축소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결국 몇몇 기업들은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정리해고해 지출을 축소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그레이브스 앤 코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에너지 기업의 감원 인력이 25만명을 넘어섰다. 또 1000개 이상 기업이 시추를 중단하고 1000억달러 이상의 설비투자 비용을 줄였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에 따라 기업들의 디폴트 발생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기업들은 자산 매각, 지출 삭감, 신주 발행 등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럼에도 저유가의 희생자가 돼 파산하는 기업들이 나오는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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