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8개월만에 총선 출마 의사 밝히며 사의 표명
[뉴스핌=민예원 기자] 윤두현(사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취임 8개월만에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사의를 표명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케이블업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졌다.
25일 케이블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의 마지막 출근일은 오는 12월 7일이다. 이날 윤 회장은 케이블협회 전 직원과 점심을 함께 한 뒤 작별을 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 출신인 윤 회장은 디지털YTN 대표이사 사장, YTN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작년 6월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으로 임명됐지만 올 2월 자리를 내려놓은 뒤 곧바로 3월 케이블TV방송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윤 회장의 원래 임기는 오는 2018년까지다.
케이블업계는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 품에 안기면서 케이블업계의 맏형을 잃은 데다 지상파와 VOD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협회 수장까지 공석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블업계는 지상파 방송사와 재송신료 인상 문제로 줄다리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케이블업계는 지상파 재송신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상설협의 운영과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결합판매 제도개선 역시 케이블업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당초 케이블업계는 동등할인을 주장했지만, 정부는 결합상품 개선안으로 동등결합을 제시했다. 동등결합은 모바일이 없는 케이블 사업자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동등결합을 요구하면 SK텔레콤은 자사와 동일한 단가로 결합상품을 출시해야 하는 제도다.
하지만 케이블업계는 실효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결합상품의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렇듯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 케이블업계는 윤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특히 윤 회장이 케이블협회장에 취임을 하면서 청와대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만큼 업계의 이야기가 정부에 잘 전달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케이블업계는 윤 회장의 전문성을 크게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윤회장은 YTN플러스 대표이사와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을 역임한 만큼 언론과 정부에 목소리를 잘 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8개월 만에 기대가 허탈감으로 바뀌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 협회장 자리가 부재로 남는 것은 마이너스 요소다. 지금 상황으로는 케이블업계에 플러스가 될 수 있는 후임 회장이 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협회가 당장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까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분이 와서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케이블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강력한 퍼포먼스 보여주기엔 8개월은 너무 짧은 기간"이라며 "1년도 안돼서 총선을 이유로 사임을 표명하셨는데, 케이블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민예원 기자 (wise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