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하 ICT기업이 주도권 쥐기 어려워
[뉴스핌=노희준 기자] ‘한국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권(예비인가)을 따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 등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자료=금융위> |
문제는 이런 지분 구조 아래에서는 두 인터넷은행의 혁신성이 발휘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의 생존과 혁신성은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에서 온다. 하지만 이는 금융권보다는 ICT기업이 잘 할 수 있다는 평가지만, ICT기업의 지분 한도가 작아 투자 여력이 작다.
이미 미국 등 해외 선진국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이 20년 뒤늦은 상황도 ICT기업이 주도권을 줘야 할 이유다. 실제 금융당국도 이런 차원에서 “은행이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특정 자본의 지분 참여 제한으로 컨소시엄의 참여 업체가 너무 많아 혁신적인 의사결정이 지체될 우려도 있다. ‘사공이 많은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차원이다. 실제 주주구성이 가장 간단한 카카오뱅크 역시 주주가 11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에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행 지분을 50%까지 허용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국회에 내놓았다. 하지만 야당이 산업자본의 은행 사금화를 우려,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고 있어 개정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이번 시범 인가 후 은행법 개정으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된 후에 추가 인가에 나선다.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3호, 4호가 나오기 위해서는 은행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번 인가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가는 ‘마지막 티켓’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정부는 금융 쪽에서 혁신을 시도하겠다며 이번에 인터넷은행에 나섰다"며 "기존 (은행법) 틀 안에서는 혁신이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초기 참여를 주저했던 것도 다 먹지(주도권을 쥐지 못하는 상황) 못하기에 눈치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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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