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7일 만에 반등…닛케이, 기업투자 증가 소식에 2만선 돌파
[뉴스핌=김성수 기자]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 증시 급락세가 잠잠해지면서 일본과 홍콩 증시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전기동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며 '리스크온(Risk-On)' 움직임이 지역 증시에 숨을 불어넣었고, 중국 증시는 제조업지수 약세가 추가 완화정책 기대감을 부추기면서 부동산 건설주가 랠리를 보였다.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소식에 닛케이지수는 석 달 만에 2만 선을 넘어섰다.
1일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10.90포인트, 0.32% 오른 3456.31포인트에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43.31포인트, 0.36% 상승한 1만2081.17포인트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25.28포인트, 0.71% 상승한 3591.70포인트에 마쳤다.
1일 상하이지수 추이 <출처=텅쉰재경> |
중국 경기 둔화 소식은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고, 최근 중국 부동산 판매가 급증했다는 소식이 들려옴에 따라 차이나반케와 폴리부동산그룹 등이 10% 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이날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로 4개월 연속 위축세를 지속했다. 같은 달 비제조업 PMI는 53.6으로 전월의 53.1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중국 경제가 제조업에서 소비 중심으로 구조개혁이 진행되는 가운데 서비스 경기가 호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 차이신과 시장조사기관 마킷이 공동 집계한 11월 제조업 PMI는 48.6으로 9개월째 경기 위축 구간에 머물렀지만 소폭 개선 양상을 드러냈다.
간밤에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호재가 있었지만 증시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매수 의지를 저하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헤지펀드 회사인 상하이 붐트렌드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사뮤엘 치엔 파트너는 "중국 정부가 부진한 제조업 경기를 지탱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위안화 절하 전망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인민은행의 한 관리는 "위안화의 지속적 평가절하 전망은 근거 없는 우려"라며 "SDR에 편입됐다 해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걱정할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한 증권사 브로커는 위안화가 SDR에 편입됐어도 중국 증시에 해외 자금이 바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모간스탠리는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과는 상관없이 중국 A주의 주요 벤치마크 지수 편입 여부에 따라 향후 5~10년간 1500억~5600억달러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무라증권은 위안화 표시 자산이 주요 지수에 포함되려면 중국 경제개혁과 위안화 자산의 충분한 유동성, 상품 규모 등 여럿 작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홍콩 증시는 전날까지 6거래일째 이어졌던 하락세를 마무리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그간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항셍지수는 418.63포인트, 1.9% 오른 2만2415.05포인트에 마쳤다. 중국 본토 대형종목으로 구성된 H지수는 174.14포인트, 1.78% 오른 9964.78포인트에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142.69포인트, 1.71% 오른 8463.30포인트에 마쳤다. 일본 증시도 3거래일 만에 반등하면서 약 3개월 만에 2만선을 회복했다.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264.93엔, 1.34% 오른 2만12.40엔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지수가 2만 선을 뚫은 것은 지난 8월 20일 후 거의 3개월 만이다. 토픽스는 21.70엔, 1.37% 상승한 1601.95엔에 마감했다.
기술적 분석 상 닛케이지수는 25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오르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해 추가 상승 기대심리를 더했다.
재무부가 오전에 발표한 2015년 7~9월 법인 기업 통계에서 설비투자 증가가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나 투심이 개선됐다. 전날 중국 증시 충격으로 급락했던 아시아 증시가 이날 대체로 상승세로 전환한 것도 긍정적이었다.
법인 기업 통계에 따르면 일본 전체 산업의 설비투자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2%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최대 증가율로, 현재까지 기업 설비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우려되던 가운데 이 같은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종목에서 매수세가 유입됐다.
오는 3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4일에는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일부 전문가는 ECB가 이번 회의에서 추가 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선제적으로 매수했다고 분석했다.
다이와 증권의 히로카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번 주 주요 이벤트가 발표된 후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미리 일본 주식을 사들이는 세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엔화 가치는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엔은 오후 5시 1분 현재 뉴욕장 대비 0.16% 내린 122.88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근월물이 0.7% 오르고 전기동 선물도 0.6% 상승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반등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