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공공기관 상환용 자금 유출, 위안화예금 감소 지속 '2년만에 최저'
[뉴스핌=정연주 기자] 미국 정책금리 인상을 앞두고 거주자의 달러예금이 6개월만에 감소 전환했다. 일부 에너지 관련 공기업이 외화채권 상환을 위해 자금을 인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위안화예금 역시 중국 정부의 완화정책에 금리 매력도가 소멸돼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잔액은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엔화예금은 운용 수익 목적의 일부 증권사 자금 유입으로 크게 늘어 11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감소 일변도 속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11월말 거주자외화예금 현황'을 보면 11월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 말 대비 10억9000만달러 감소한 62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만에 감소 전환이다.
특히 달러화예금은 전월 말보다 8억3000만달러 감소한 48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6개월만에 감소한 것이다.
<자료=한국은행> |
이는 환율 요인보다 일부 공공기관이 외화채권 상환을 위해 예금에서 자금을 인출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실제 달러/원 환율은 종가기준으로 10월말 1140.1원에서 11월말 1158.1원으로 상승했다.
최지언 한은 국제국 과장은 "달러예금의 경우 환율이 오를 때 잔액이 줄거나 환율이 확 떨어지면 잔액이 늘어나는 패턴이 있기도 하다"며 "그렇지만 이번에 잔액이 감소한 것은 환율보다는 에너지 관련 몇몇 공기업의 큰 자금이 외채 만기 도래 상환 또는 운용자금 등을 목적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간기업의 잔액변동은 크게 없었다"고 말했다.
위안화예금도 6억3000만달러 줄어든 65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11월 말 41억7000만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위안화예금 감소는 위안화예금과 원화조달금리차에 스왑레이트를 감안한 차익거래유인이 소멸됐기 때문이다. 차익거래 유인은 지난 2014년 11울 이후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최 과장은 "중국의 완화정책으로 고금리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다만 위안화 직거래 시장 현황을 보면 기업들의 위안화 무역 자금이 추세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위안화예금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평균 1억달러 전후의 변동을 보였던 엔화예금은 11월중 3억달러 늘어난 36억달러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지난 2004년 11월(40억1000만달러)이후 최대다. 엔화예금은 지난 4월 4억1000만달러 증가한 바 있다.
최 과장은 "원/엔 스왑레이트가 올라가면서 스왑운용 수익률을 고려한 증권사쪽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11월말 달러/원 스왑레이트와 엔/달러 스왑레이트 등을 고려하면 3개월물 연금리가 2.02% 정도로 다른 상품보다는 경쟁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484억1000만달러로 8억달러 감소한 반면, 외은지점은 2억9000만달러 줄어든 139억9달러를 보였다. 특히 중국계 외은지점에 예치된 위안화예금이 5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546억9000만달러로 14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개인예금은 3억6000만달러 증가한 7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기업부문별로는 공공기관과 비은행금융기관 예금이 각각 10억6000만달러 및 4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