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비중 적은 '깨지지 않는' 펀드가 중요"
[뉴스핌=백현지 기자] 국내 정기예금금리가 2%를 밑돌자 안정적인 채권혼합형펀드로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같은 채권혼합형이라도 펀드별 수익률 격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채권혼합형펀드라도 펀드내 어떤 주식(40% 이하 비중)을 담았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갈렸다는 전언이다.
15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이후 채권혼합형펀드로 몰린 자금은 5조9702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4조8869억원이 이탈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위험을 회피하고 싶지만 예금금리+α를 추구하려는 고객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 인기몰이의 배경이다. 이에 주식비중을 40%가량 높게 가져가는 펀드와 함께 올해는 주식비중을 20% 수준으로만 가져가고 안정성을 높인 펀드들도 잇따라 출시되기도 했다.
더욱이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자금이 채권혼합형펀드로 대거 몰리며 채권혼합형펀드는 단숨에 인기상품으로 부상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배분전략팀장은 "최근 기대수익률 자체가 많이 높지 않아 퇴직연금, 개인연금저축 등을 통해 절세를 노린 자금들이 (채권혼합형펀드로)많이 몰렸다"며 "올해 시장특성상 베팅 성격이 있는 상품보다는 방어적이고 절세적인 포트로 (채권혼합형펀드가)인기가 많았는데 내년에도 기업의 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국면이 아니라 올해같은 트렌드가 연장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배당성장이나 가치형 상품의 유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펀드별 성과는 크게 달랐다. 주식 부문을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퇴직연금성장유망중소형주40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혼합)종류C'는 연초이후 수익률이 10.90%의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한화개인연금혼합투자신탁 1'과 '동양퇴직연금가치40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혼합)'도 각각 9.38%, 8.3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채권혼합형펀드 평균 1.50%를 크게 웃돌았다.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펀드도 다수다. '동양에이스30증권투자신탁KN- 1(채권혼합)'은 연초이후 -14.57%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고 '하이실적포커스30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C-F'도 -8.64%에 그쳤다.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채권혼합형펀드가 수익률 격차를 보이는 이유는 펀드 내 비중이 40%이하인 주식운용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주식형 또는 주식혼합형펀드에 비해 주식의 편입비중은 적지만 어떤 주식을 담느냐에 따라 펀드 전체 수익률은 크게 달랐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한 주식형펀드매니저는 "은행 고객들 상당수가 주식비중이 적은 채권혼합형펀드로 많이 몰렸는데 그 시점이 코스닥 고점이던 여름에 집중되며 현재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추가 자금유입이 없어도 빠져나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코스닥비중이 높은 혼합형펀드보단 중대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가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