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미달 단지 속출…인기 지역도 완판 예단 힘들어 '금융혜택' 제시
[뉴스핌=최주은 기자] 주택 건설업계가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 '카드'를 다시 꺼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인상 이후 연말 아파트 분양 시장이 뚜렷한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건설사들은 수요자들의 금융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아파트 분양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단지 총 34곳 가운데 21개 단지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적용한다. 전체의 62%에 해당하는 수치다.
중도금 무이자는 주택 분양가 가운데 계약금(20%)과 잔금(20%)을 제한 나머지 60%인 중도금을 이자를 받지 않고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건설사들이 분양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내세우며 분양시장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 사진은 모델하우스내 분양 상담소를 찾은 방문객 모습 <사진=뉴스핌DB> |
주택 분양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서울지역 인기 브랜드 사업장도 앞다퉈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서울 은평구 녹번동 1-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베라힐즈’를 분양중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500만원대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SK건설은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에서 ‘휘경 SK 뷰’를 분양 중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510만원 대로 중도금을 무이자로 빌려준다.
대우건설은 경남 거창 송정도시개발구역 A1블록에 ‘거창 푸르지오’를 분양 중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600만원대 중반으로 중도금 전액 무이자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견 건설사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내걸었다.
호반건설은 부산광역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남문지구 A6블록에 ‘진해 남문 호반베르디움’을 분양 중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분양가는 3.3㎡당 평균 759만원, 중도금 무이자혜택이 적용된다.
금호건설은 양산시 동면 석산리일대에 ‘남양산역 금호어울림’을 분양 중이다. 이 단지 역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적용한다.
분양가 중도금은 은행권이나 주택기금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목돈이 없는 수분양자를 위해 하는 것이다.
중도금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는 건설사가 물어준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분양 리스크(위험)가 큰 단지가 아니면 웬만해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내걸진 않는다. 대신 입주 후 잔금을 치른 후 중도금 이자를 내게 하는 '이자 후불제'를 선호한다.
지난 11월까지만 해도 중도금 무이자를 제시하는 분양단지는 많지 않았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10곳 가운데 6곳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이번 주 진행된 전국 15개 아파트 단지 청약접수 결과 순위 내 마감된 곳은 5곳에 불과했다. 전북의 한 아파트에는 단 한 명도 접수하지 않았다.
이달 들어 인기지역이었던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서도 청약이 미달되는 사태가 생기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면 인기지역도 완판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 여파와 내년부터 강화되는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주택시장이 다소 주춤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대출 조건이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파격적인 금융혜택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