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아파트 가격 8개월 연속 하락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미국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인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뉴욕 맨해튼의 고가 아파트가 지난 2월 이후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해 주목된다.
투자 수요가 꺾인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고가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스트리트이지에 따르면 맨해튼 초고가 주택시장의 평균 가격이 지난 10월 359만달러를 기록했다.
맨해튼 전경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는 지난 2월 기록한 고점 372만달러에서 상당폭 하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가격 기준 상위 20%에 해당하는 주택 시장이 8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맨해튼 고가 주택시장이 정점을 지났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이엔드 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러더스가 매매되지 않은 주택의 매도 호가를 떨어뜨리는 등 활황이 꺾이는 모습이다.
앨런 라이트펠트 스트리트이지 데이터 분석가는 “고가 주택시장이 8개월 연속 떨어진 것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가격 하락 추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수년간 주택 건설업체들은 고가 대형 주택 건설에 열을 올렸다. 공급이 늘어난 상황에 자산가들은 투자에 소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분기 가격 기준 상위 20%에 해당하는 주택 가운데 시장에 매물로 나온 물건은 4055건으로, 8.9% 증가했다. 이는 전체 주택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오슬란 리얼티의 도나 오슬란 대표는 “모든 자산은 가격 분기점을 맞게 마련”이라며 “가격이 한계수위까지 오르면 투자자들의 저항을 맞게 된다”고 설명했다.
400만달러 이상의 고가 주택 매매에 집중하는 그는 지난 4개월 사이 거래가 호조를 이룬 것은 불과 4주일에 그쳤다고 전했다. 투자 잠재력을 지닌 자산가들이 고가에 주택을 매입하기보다 관망하는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맨해튼 고가 부동산 시장에 고평가된 주택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 때문에 매매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고평가된 주택의 가격이 떨어질 여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일부 투자가들은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약세도 고가 주택시장의 수요를 꺾어 놓은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과 헤지펀드 업계의 손실 등 자산시장 전반의 상황이 럭셔리 아파트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