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종영한 '응답하라 1988' <사진=CJ E&M> |
[뉴스핌=이현경 기자] 원작을 뛰어넘은 속편이 또 등장했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이야기다. ‘응답하라’는 매번 전 시즌을 뛰어넘는 기록을 세우며 킬러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신원호PD는 ‘응답하라 1988’ 방송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아마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1994’의 인기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들 원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고 한다. 게다가 ‘응답하라 1994’의 경우 워낙 뜨거운 반응을 얻은 작품이라 신원호PD 역시 시즌3까지 그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신원호PD는 시청자의 응답을 받아냈다. ‘응답하라 1988’은 케이블 최고 시청률 기록 경신, 배우의 재발견, 무수한 어록을 남기며 시청자와 함께 호흡했다. 10주간 시청자와 만난 ‘응답하라 1988’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뉴스타 알아본 제작진의 안목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에 이어 ‘응답하라 1988’에도 만만찮은 뉴스타가 탄생했다. 먼저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응답하라 1988’의 여자주인공 혜리다.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는 ‘응팔’을 통해 연기자로서 재평가됐다. 혜리는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브라운관에서 자유롭게 연기했다. 둘째 딸 덕선의 서러움부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난기, 우정과 사랑까지 자유자재로 그렸다. 혜리를 보며 덕선의 캐릭터를 구성했다는 신원호PD의 말이 딱 맞았다.
박보검과 류준열은 역대급 신드롬을 만들었다. 그간 작품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두 사람의 기지가 제대로 발휘된 것이다. 츤데레 정환(류준열)과 모성애를 자극하는 택(박보검)은 그야말로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캐릭터였다. 그 결과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던 ‘남편 찾기’가 시작됐고 종영 후에도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의 여운이 여전히 맴돈다.
또 독립영화계에서는 이미 유명인이었던 안재홍, 이민지, 류혜영과 브라운관에서는 나름 신선한 얼굴인 김선영, 최무성, 유재명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든든한 힘이었다.
'응답하라 1988' 쌍문동 5인방 이동휘, 박보검, 혜라, 류준열, 고경표(위 왼쪽부터), 극중 커플이었던 이민지와 안재홍 <사진='응답하라 1988' 홈페이지> |
◆케이블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
tvN은 ‘응답하라 1994’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금토드라마를 편성했다. 이후 ‘응급남녀’ ‘갑동이’ ‘미생’ ‘오 나의 귀신님’ ‘두번째 스무살’에 이어 ‘응답하라 1988’까지 tvN 금토드라마는 꾸준히 시청자에 사랑받고 있다.
이와 동시에 tvN의 신기록 수립은 금토드라마에서 완성했다. ‘응답하라 1994’는 평균11.9%(21화, 이하 유료가구기준, 닐슨코리아)로 당시 케이블 드라마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후 ‘응답하라 1988’이 바통을 이어 최종화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응답하라 1988’의 최종화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편은 평균 시청률 19.6%, 최고 시청률 21.6%를 기록했다. 이는 tvN 개국 10년 이래 최고, 케이블 방송 25년 이래 최고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단 한 주도 빼놓지 않고 10주 연속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 남녀 10~50대 전체 시청층 에서도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광고 20회 완판 매출 171억, VOD 서비스 50억 매출
‘응팔’이 ‘응사’에 비해 거둔 수익도 대단하다. ‘응답하라 1988’은 20회까지 광고를 완판했고 171억의 매출을 올렸다. ‘응답하라 1994’ 때만해도 당시 ‘꽃보다 할배’와 합쳐 월 매출 100억대 기록을 세웠다며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2년 만에 ‘응답하라 1988’만으로 월매출 200억을 바라보게 되는 결과를 냈다.
VOD 서비스 매출 성적도 좋았다. ‘응답하라 1988’은 회당 5억, 10주간 방영돼 50억 매출을 올렸다. ‘응답하라 1994’의 경우 회당 2억5000만원인 것에 비해 2배 껑충 뛰었다. ‘응답하라 1994’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지만 ‘응답하라 1988’은 가족코드가 함께 곁들어진 콘텐츠라 다양한 세대와 교감했다. 이 점에서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1994’를 뛰어넘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가족애 넘어 이웃사촌 간의 정 담은 ‘훈훈’드라마
신원호PD는 ‘응답하라 1988’은 과거 ‘한 지붕 세가족’처럼 가족애가 물씬 풍기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알렸다. 그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족생각이 많이 나더라”는 반응이 나오면 가장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가 원했듯 ‘응답하라 1988’은 부모님의 사랑, 형제애까지 가득 담은 훈훈한 드라마로 탄생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쌍문동 마을의 이야기가 담기면서 마을 사람들간의 훈훈한 정을 느끼기에도 충분했다.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아줌마 3인방 이일화, 라미란, 김선영의 에피소드와 동네에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오는 이웃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지금은 잊힌 추억속의 이야기는 안방까지 고스란히 전해졌고 시청률에서도 여자 10대와 여자 40대가 동시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다양한 세대가 볼 수 있는 콘텐츠로 거듭났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