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향후 시장 상황 대비해 유동성 확보해야"
"신규 불입금 안전자산으로 편입 권고"
[뉴스핌=이에라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포트폴리오에도 비상이 걸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후 대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편입한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어서다. 일부 가입자들의 수익률은 정기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 보다 못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을 단기 시황에 따라 수시로 상품을 교체할 필요는 없지만, 시장 변동성이 클 때는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는 것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 "원리금보장형 상품, 절반 채워라"
26일 대우증권이 제시한 중립형 퇴직연금 가입자를 위한 추천 포트폴리오의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은 70%다. 대우증권은 당분간 시장 상황이 부정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추천했다.
나머지 30%는 채권혼합형펀드를 추천했다.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40','한화100세시대퇴직연금글로벌헬스케어','메리츠코리아퇴직연금'이 추천목록에 올랐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역시 안정추구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50%를 원리금보장형으로 채울 것을 추천했다.
NH투자증권은 나머지 절반은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에 각각 25%씩 편입하라고 권유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은 정기예금이나 ELB, 채권형 상품은 '미래에셋퇴직플랜'을 추천상품으로 제시했다. 채권혼합형 추천펀드로는 '미래에셋퇴직연금가치주포커스40', '한국투자퇴직연금네비게이터40','메리츠코리아퇴직연금','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배당','미래에셋퇴직연금스마트롱숏30'을 꼽았다.
한국투자증권은 RP 1년물을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편입하고, 국내와 해외채권혼합형 상품에 각각 35%, 15%씩 불입하라고 추천했다. 비중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40(20%), 신영퇴직연금배당40(15%), 미래에셋퇴직플랜선진시장안정형40(15%)를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채권형에 60%, 머니마켓펀드(MMF)등 단기자금에 19%를 넣을 것을 제시했다. 신흥국채권과 미국주식에 6%씩, 그 외 국내주식형과 일본주식형에 각각 3%, 2%씩 편입할 것을 추천 포트폴리오로 제시했다.
주식형 펀드로는 배당주펀드 추천 비중이 높았다. 국내주식형으로는 신영퇴직연금배당, 미국주식형으로는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을 편입할 것을 권고했다.
증권사들이 원리금보장형 상품 편입 비중을 올린 것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약세장이 연출되고 있어서다. 문영상 NH투자증권 연금지원부 과장은 "현 시점에서는 안정추구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주식형 상품을 추천하지 않는다"며 "최대한 보수적인 운용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시장 급변, 유동성 확보..신규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용해야 하지만, 반기당 한번 정도는 포트폴리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경우 6개월마다 고시 금리가 바뀔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처럼 단기 시황이 급변할 때도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한다. 위험자산 편입으로 수익률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입자의 노후자금이니 만큼 안정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하며 변동성이 큰데 국내나 해외 위험자산 비중이 높다면 이를 조정할 필요도 있다.
문영상 과장은 "퇴직연금 가입자는 투자자가 아니라 근로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근로자들의 노후 생활을 위한 안전자금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퇴직연금을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현 대우증권 연금사업추진부 과장은 "퇴직연금 운용은 긴호흡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 시황에 맞춰서 무리하게 상품을 교체해서는 안된다"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클 때는 신규로 입금되는 자금을 안전자산으로 편입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박 과장은 "퇴직연금 내 자산배분을 잘 해놔도,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 자산배분 포트폴리오가 흐트러질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은 시장에서는 우선 유동성을 확보한 뒤 가격이 많이 하락한 위험자산을 저가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산 재분배(Asset Reallocation) 차원에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식 시장 하락으로 편입한 위험자산 비중이 감소할 경우, 기준으로 삼았던 편입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다.
유치영 IBK자산운용 CMO(전무)는 "단순히 퇴직연금을 리밸런싱 할 때는 가입자의 은퇴시점에 가까울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게 맞지만 리얼로케이션 관점에 접근하면 증시 상황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등의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 전무는 "만약 가입자가 주식과 채권 비중을 6대 4로 편입했는데, 증시 하락으로 비중이 5대 5대로 바뀔 수 있다"며 "가입자에게 적합한 자산배분 비중이 6대 4 였다면, 이 기준대로 다시 비중을 조정해나가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