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시총 대비 마진콜 주식 8% 달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의 주가 폭락이 금융시스템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28일 기준2주 사이 주가가 폭락하면서 마진콜 위기를 맞은 주식 담보 대출이 무려 다섯 배 급증했다.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마진콜이 급증할 경우 대출자의 추가 담보 부담이 늘어나는 한편 여신 부실 문제가 크게 악화될 수 있어 시장 전문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2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상하이 종합지수가 6.1% 떨어진 가운데 200억위안(30억달러)에 달하는 대출의 담보로 제공된 주식이 매물로 쏟아질 상황이다.
주가가 대출 요건을 충족시키는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마진콜 리스크가 크게 고조됐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이미 41억위안 규모의 주식 담보 대출에 마진콜이 발생했다.
중국 상장 기업의 주요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 규모는 총 7000억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8월 중국 증시의 폭락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강세장 속에 수천개 상장 기업이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고, 브레이크 없는 주가 폭락에 따른 부메랑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대출 담보로 제공된 주식의 가격이 떨어질 경우 대출자는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주식을 팔아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자금 여력이 부실한 대출자를 중심으로 주식을 매도해 부채를 상환하는 쪽을 택할 여지가 높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로 인해 주가 하락 압박이 더욱 높아지고, 마진콜 역시 더욱 확산될 수 있다. 증시 폭락에 따른 2차, 3차 파장이 금융권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 담보 대출은 증권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제공했다. UBS에 따르면 전체 대출 규모 가운데 증권사가 차지한 비중이 58%를 차지했고, 은행과 신탁회사 및 그 밖에 금융회사가 42%의 비중을 나타냈다.
주가가 6% 이상 폭락했던 지난 26일 기준으로 마진콜 위험에 직면한 주식은 전체 시가총액 가운데 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가오 팅 UBS 애널리스트는 “현 수준에서 주가가 10% 추가 하락할 경우 전체 시가총액에서 마진콜이 발생한 주식의 비중이 13%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전 코믹스 그룹과 씨레인보우 홀딩스 등 상당수의 기업이 이미 주가 폭락과 마진콜 발생으로 인해 이번주 주식 거래 중단을 요청했다.
업계에 따르면 주식 담보 대출자의 대부분이 기업의 주요주주들이며, 이들은 유통시장에서 대규모 지분 매도를 제한 받고 있어 마진콜 발생에 대응하기 위해 주식 블록세일을 택할 여지가 높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