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의원이 가장 많이 걸려있는 '수퍼 화요일'에 압승을 거둬 두 사람이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7곳에서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을 제치고 승리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앨라배마와 아칸소주를 비롯해 조지아와 버지니아, 텍사스주에서 승리를 거머쥐었고, 샌더스 후보는 오클라호마와 콜로라도, 버몬트, 미네소타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제쳤다.
트럼프 후보의 승리 행진도 이어졌다.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경선이 치러진 11개 지역 중 7곳에서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을 눌렀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AP/뉴시스> |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경선 승리로 클린턴 전 장관은 총 103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으며 샌더스 후보는 408명의 대의원을 챙겼다. 민주당 최종 대선 후보로 지명되려면 총 4763명의 과반인 2383명의 대의원을 얻어야 한다.
공화당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해 1237명의 대의원이 필요한 트럼프 후보는 이번 경선으로 316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후보가 '수퍼 화요일'에 압승을 거두면서 두 사람이 차기 대통령직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오는 15일 '수퍼 화요일' 다음으로 많은 대의원을 놓고 경쟁하는 '미니 수퍼 화요일'에서도 이 두 후보가 각 당의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들이 대선 본선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니 수퍼 화요일' 이전인 오는 5일 민주당과 공화당은 캔자스와 루이지애나주를 시작으로 다시 경선을 이어간다. NYT는 트럼프 후보가 6일 이후 32%의 평균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성공한다면 공화당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CNN이 ORC와 지난 24~27일 100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후보가 본선에서 맞붙으면 52% 대 44%의 득표율로 클린턴 전 장관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클린턴 후보와 루비오 후보의 가상 대결에선 47% 대 50%로 루비오 후보가 앞섰다. 클린턴 후보와 크루즈 후보가 경쟁해도 각각 48% 대 49%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클린턴 캠프에선 트럼프 후보와 본선에서 맞붙는 것을 반기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플로리다주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 후보를 겨냥해 "상대편에서 들려오는 정치적 수사법의 수준은 더 낮은 적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인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던 공화당 내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대선 경선을 포기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트럼프 후보를 "차기 미국 대통령"이라고 소개하는 등 지지 행보를 걷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