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4세승계 순탄…GS 허준홍-허윤홍 장자적통 논란 예상
[뉴스핌=김연순 기자] 두산그룹이 박정원 두산 회장의 4세경영 체제로 돌입하면서, 오너 4세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주요그룹의 경영승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장자승계가 원칙인 LG그룹과 GS그룹의 4세 후계구도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GS그룹의 경우 장자 적통을 놓고 논란이 예상돼 향후 승계 방식을 놓고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가족회의를 통해 박용만 회장에 이어 박정원 회장이 그룹을 이끌어가는 데 합의했다. 두산그룹은 형제간 경영 승계라는 독특한 그룹 문화을 가진 곳으로 가족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두산의 3세대 경영은 지난 1981년 3세대의 장자인 박용곤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은 데 이어 박용오 회장(7년), 박용성 회장(3년), 박용현 회장(3년), 박용만 회장(4년) 순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박용만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전무의 승계가 아닌 박 회장의 조카이자 박용곤 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사진 왼쪽부터) 구광모 LG 상무,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허윤홍 GS건설 전무 |
두산과 달리 LG그룹과 GS그룹은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회장직에 오르는 대표적인 그룹이다. LG그룹은 지난 2004년 가족회의를 통해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현 LG 상무를 양자로 입적키로 결정했다. 구본무 회장이 아들이 없기 때문에 그룹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LG 창업주 구인회(1세대)-구자경 명예회장(2세대)-구본무 회장(3세대)-구광모 상무(4세대)의 경영권 승계가 순탄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이 LG전자 뿐 아니라 LG화학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룹 내 입지가 높아지고 있지만 업계에선 구광모 상무 승계로 이어지는 과도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GS그룹의 경우에는 장자승계 원칙에 있어 4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다소 논란이 예상된다. GS그룹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4세들을 경영 전면에 포진시켰다. 고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장남인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업지원실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올라갔다.
우선 허준홍 GS칼텍스 전무는 '허만정(LG 공동창업주)-허정구(삼양통상 명예회장)-허남각(삼양통상 회장)'으로 이어지는 GS그룹의 직계 장손이다. 전통적인 장계 승계 원칙에 충실하면 GS그룹은 '허만정-허정구-허남각-허준홍'으로 이어지는 것이 맞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또 다른 쪽에선 장자 자격으로 그룹 회장에 오른 사람은 허창수 GS그룹 회장 뿐이라는 평가도 있다. GS그룹이 지난 2005년 LG그룹에서 분리하는 과정에서 LG그룹 내에서 경영활동을 한 중심인물이 허만정 창업주의 장남 허정구 명예회장이 아니라 3남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이라는 시각이다.
이 같은 이유로 GS그룹의 발판을 다진 허준구 회장을 창업주로 볼 때 허준구 회장의 장남인 허창수 회장과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전무를 4세대 경영권 승계 대상으로 지목한다. 이 같은 엇갈린 시각 때문에 GS그룹의 경우 4세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장자 승계 정통성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S그룹의 한 관계자는 "두산의 경우 4세 경영자들이 사장급 이상이지만 GS의 경우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전무를 단 만큼 4세경영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이른감이 있다"면서 "특히 (그룹 차원의) 정통성에 대해선 특히 생각도 안하고 있고 두 분(허준홍 전무-허윤홍 전무)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