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섹 "박근혜 정부 여성 경제참여 강조, 수사에 그쳐"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우리나라 남녀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가장 크다는 오명이 이어진 가운데, 여성의 경제 참여를 강조한 박근혜 정부의 관련 정책이 낙제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8일 OECD가 공개한 36개국 대상 조사에서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국가는 36.7%를 기록한 대한민국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이는 우리나라 남성 임금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여성 임금은 63만3000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또 지난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OECD 내 29개국을 대상으로 성별 고등교육 격차, 임금격차, 육아비용, 고위직 중 여성비율,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을 종합해 산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우리나라가 25.0점으로 최하위를 차지한 바 있다.
같은날 윌리엄 페섹 배런스 아시아 편집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위미노믹스(womenomics)'가 수사에 그칠 뿐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미노믹스'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비율을 높여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경제이론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여대 총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표현을 직접 언급하며 "여성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글로벌시대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창조적인 인재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선진국 유리천장지수 최하위로 집계된 남한 <자료=The Economist> |
페섹은 박근혜 정부 출범 3년이 지났지만 남녀 평등 관련 지표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남녀평등 수준에서 한국은 115위를 차지해 2012년 108위보다도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말 무디스 애널리스트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남녀 불평등 해소 노력이 한국의 잠재 성장률을 끌어 올리는 데 핵심 요소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 페섹은 박근혜 정부가 큰소리만 쳤을 뿐 실제 남녀 평등을 위한 분명한 정책을 제대로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남녀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박 대통령의 전반적인 개혁 추진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녀 임금격차 상황이 악화되기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남성 임금 1달러당 여성이 받는 임금은 81센트로 2014년 83센트를 받았을 때보다 격차가 더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