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금리수준도 충분히 완화적"...시장금리 상승폭 제한
[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9개월 연속 연 1.5%로 동결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4월에도 현재의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금리는 소폭 상승에 그쳐 금리인하 기대감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이주열 총재는 10일 금통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 금리 수준은 충분히 완화적"이라며 "지금처럼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이 발언을 채권시장에선 전월보다 매파적인 스탠스가 강화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4월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재가 2월보다 매파적으로 보인다"며 "4월은 금통위 교체 변수, 총선이슈도 있어 동결이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4월에 인하하려면 총재가 그동안 강조해왔던 시그널이 나왔어야 했는데 이번 금통위에선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세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한은 총재가 여전히 매파적으로 보인다"며 "5월에 신임 금통위원들이 오면 2분기 지표를 더 보고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아직 4월 인하를 기대하는 것 같으나, 한은 스탠스가 금리인하보다는 재정정책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며 "4월 인하는 힘들고 만약 금리를 내린다면 6월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3년만기 국고채는 3.5bp, 10년만기 국고채는 2.0bp 각각 올랐다. 총재의 매파 발언에 비해 비교적 미세한 조정이었다. 대기매수세가 금리 상단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4월 인하 기대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박종연 NH선물 연구원은 "한은의 말을 분석해보면 지난달엔 경기도 안 좋고 금융시장도 안 좋아서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 했고, 이번달엔 금융시장 안정됐지만 확실치 않아서 금리를 내리긴 어렵다고 했다"며 "다음달엔 경기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에 힘입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보단 인하 기대가 약화됐지만 성장 경로 불확실성을 근거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며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4월에 금리인하가 안 된다면 연내 금리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며 "유가 반등, 수출 개선,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면서 한은도 금리인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