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수준의 가격에 '고급진’ 서비스 인기 끌어
[뉴스핌=이수경 기자] # 직장인 최미란(29세 여, 가명) 씨는 화이트데이를 맞아 남자친구와 특별한 파티를 계획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장소를 물색하던 최 씨는 숙박 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를 통해 널찍한 공간에 노래연습 시설, 당구대, 수영장까지 완비된 파티룸을 찾아냈다. 호텔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호텔 못지 않은 시설과 분위기에 최 씨는 크게 만족했다.
이처럼 적절한 수준의 가격에 '고급진(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취하려는 요즘 2030대 사이에서 작은 사치(스몰럭셔리)를 즐기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스몰 럭셔리란 명품 향수나 립스틱, 고급 디저트, 기능성 아웃도어 등을 뜻한다. 반대로 고급차나 명품 가방, 백화점 고급의류 등을 '빅 럭셔리'의 범주에 속한다.
<사진=위드이노베이션> |
실제 중소형호텔 앱 '여기어때'에서 '파티룸', '호텔’을 검색하는 이용자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에는 무인모텔이 검색어 1위를 차지한 반면, 2015년에는 '파티룸’이 1위를 차지했다. '스파', '호텔' 키워드가 뒤를 이었다.
스파, 월풀, 수영장과 같이 이전에는 모텔에서 기대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시설과 분위기를 찾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 파티룸, 스위트룸 등 럭셔리 객실의 평균 대실 비용은 5만~6만원이다. 평균 2만원대의 일반 모텔보다는 비싸지만 호텔보다는 저렴하기에 이들 객실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설명이다.
문지형 위드이노베이션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호화로운 시설의 중소형호텔이 등장하면서 '모텔'에서 특급호텔 부럽지 않은 시설과 서비스를 기대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며 "'여기어때'도 그에 맞춰 고급스럽고 현대화된 제휴점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나 품질보다는 감성을 소비하려는 소비 심리에 따라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선물' 물품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값비싼 명품이 좋다는 인식에서 탈피해 '개성'이 강한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다. 비싼 명품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에게는 없는 것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주문제작 플랫폼인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 매주 업로드되는 한정판 피규어나 백팩은 다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디어스'와 같은 수제품 전용 온라인 마켓에서 친환경 재료로 만든 수제 양초나 비누를 대신 선물하는 것도 최근 소비 방식의 변화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지속되자 젊은 세대들이 현재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스몰 럭셔리' 소비를 즐기고 있다"며 "저렴한 여가생활과 콘텐츠를 즐기는 삶을 좋아하고 해외여행을 빈번하게 다녀오는 이유가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는 것보다 현재의 만족하려는 소비 성향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