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경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인 '알파고(AlphaGo)'는 인간처럼 바둑의 형세를 읽고 수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이세돌 9단을 상대로 2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인해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느랴는 우려도 크다. 그렇지만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인류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12일 서강대학교 정하상관에서 '머신러닝 레볼루션 2회'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알파고의 학습 원리와 머신러닝이 인류에 미칠 영향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 "인류의 미래, AI와의 공존이 더 기대돼"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2승을 한 것을 두고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는 한계점이 오는 시점이 2045년이라고 예측하는 상황이다.
감동근 교수는 "구글은 알파고의 대국을 통해 여러 사람이 공동 연구한 결과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바 있다"며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방송 기술정책과장은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특이점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며 "아직 4차산업 혁명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분명 인공지능은 인간의 편의성을 향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20년 전에도 정보화사회가 출몰하게 되면 인간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학계가 지능기술분야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김 과장은 덧붙였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간 대신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전략을 구상해 오히려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일을 가능케 할 수 있다"며 "인간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더 많은 집중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수경 기자> |
◆ '신의 한 수'를 노리는 알파고, 학습 원리는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 박사는 알파고가 자가학습을 통해 지식체계를 구축해나간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무작위대입(Brute-Force)을 통해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IBM 슈퍼컴퓨터와는 학습 방식이 다르다.
'무작위대입'은 모든 경우의 수를 탐색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여기서 발전한 방식으로 무작위 표본 추출(Monte-Carlo tree Search)이 있다.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하는 것처럼 표본만 추출해 탐색하는 것이다. 물론 표본 집단 크기가 커질수록 정확도는 높아진다.
감동근 아주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는 "그러나 바둑의 경우의 수는 우주의 원자수보다도 많기에 이들 방법으로는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알파고는 GPU 200개와 CPU 1200개라는 막강한 컴퓨팅 자원을 기반으로 탐색공간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줄이는 데 탁월한 기술을 갖췄다”고 말했다.
사람은 형세를 보고 안 될 것 같은 수는 일찌감치 제외하고 될 것 같은 수만 자세히 들여다본다. 알파고는 이러한 사람의 수 읽기 능력과 형세를 이해하는 능력을 흉내 냈다. 알파고가 사용하는 신경계로 정책망과 가치망이 있다. 정책망은 형세를 판단하고, 가치망은 각 수마다 승자를 예측한다.
감 교수는 "구글은 자본이랑 전문 연구 인력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며 딥러닝을 활용해 바둑 문제를 풀었다"며 "알파고의 가치만은 상당히 정확한 측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