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000만 유커, 한국선 '설화수·후' 선호
[뉴스핌=이고은 기자] 세계가 중국의 성장 둔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에 관해서는 같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인 해외관광객 수는 20%나 증가했고, 현지 명품 쇼핑에 과감하게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 <사진=블룸버그> |
◆ 요우커, 1년에 200조원 해외에 뿌린다
14일 자 CNBC뉴스 보도에 의하면, 중국관광협회는 지난 2015년에 직전년보다 20% 늘어난 1억2000만명의 중국인이 해외 여행을 했다고 추산했다.
또 중국인 관광객이 2014년에 해외에 뿌린 돈은 1650억달러(한화 195조8700억원)에 이른다고 유엔세계관광기구가 발표했다.
영국 리서치업체 유로모니터가 분석에 따르면 이 돈의 대부분은 소매상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자신들의 여행 예산의 40%를 쇼핑에 사용했다.
이들은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글로벌 자문회사 베인의 2015년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소비자들은 여전히 명품 소비에서 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 쇼핑객들은 관광지에 따라서 현지 인기 브랜드에도 높은 호응을 보였다.
싱가포르 정보제공업체 식스이스테이트(6Estate)가 지난해 4분기 소셜 플랫폼과 여행 웹사이트에서 30만개 대화를 분석해본 결과, 중국인에게 특히 인기있는 브랜드는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 미국 가방 브랜드 코치(Coach), 싱가포르 패션 브랜드 찰스앤케이트(Charles&keith), 홍콩 화장품 브랜드 사사(Sa Sa)가 꼽혔다.
◆ 한국은 화장품... 올해 한국 방문객 28% 급증 전망
홍콩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올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28%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에는 메르스 사태로 인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2.3% 줄어들었다.
CLSA는 중국인이 한국을 찾는 이유를 대중문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에 수출되는 한국 드라마가 관광을 활성화시키고 특정 상품에 대한 소비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그 수혜를 입고 급성장을 이룬 대표적인 브랜드라고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지난주 분석·발표했다.
주로 20대 젊은 여성들로 이루어진 중국인 소비자들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구입하는 이유로 "저렴하고 귀엽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중국에서는 식품 안정성에 관한 우려가 높다. 그래서인지 일본과 호주를 찾는 중국인들은 분유와 의약품을 쇼핑리스트의 제 1순위로 올린다.
◆ 일본·호주에서는 분유·의약품
유로모니터의 도쿄 리서치매니저는 "일본 의약품은 중국의 유사제품과 비교해서 더 안전하다고 인식된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가능한 많은 일반의약품을 구입해 돌아가고 싶어하기 때문에 되도록 크기가 작고 상온 보관이 유리한 제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2년 전 중국의 인기 블로거가 '일본에 가면 꼭 사야할 12가지 의약품'을 추천하자, 이 목록에 들어있던 인공누액, 파스, 진통제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중국인의 구매력은 호주 분유업체를 되살리기도 했다. 유로모니터는 중국인들이 분유를 대량으로 구매한 덕에 A2밀크컴퍼니(A2 milk company)와 벨라미스 오스트레일리아(bellamy's australia) 등의 호주 유제품 업체들이 생산을 늘리고 수요 증가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매출이 줄어들던 일본 유아용품 업체들도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회복하고 있다고 유로모니터는 분석했다. 일본 기저귀 매출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2013년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일본 기저귀 매출 <자료=CNBC> |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