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부터 구리까지 주요 상품 일제 급등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17일(현지시각) 장중 배럴당 40달러를 ‘터치’했다. 이와 함께 구리부터 금까지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강세를 연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보다 완만한 금리인상 의사를 밝힌 데 따라 달러화가 가파르게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최근 바닥 선언이 연이어 제기된 상품시장에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날개를 달아준 셈. 중국의 경기 부진과 수요 둔화 등 펀더멘털 측면의 악재가 여전하지만 단기적으로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원유 저장 시설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5% 가까이 급등, 배럴당 40.2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1% 이상 떨어지면서 상품 가격에 모멘텀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이 전날 통화정책 회의에서 올해 금리인상을 두 차례로 제한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정 부분 희석되는 등 상품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양상이다.
최근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시장의 ‘그린 슛(회복의 어린 싹)’에 대한 기대가 번진 가운데 장밋빛 전망이 가시화되는 움직임이다.
연준의 비둘기파 행보 이외에 이날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영국 영란은행(BOE)의 금리 동결 역시 상품 가격 상승에 힘을 실었다는 판단이다.
루 피안테도시 이튼 반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논란은 이제 투자자들 입에 거의 오르내리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른 시장 반응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 이외에 원자재도 강한 상승 탄력을 나타냈다. 금 선물이 장중 3% 내외로 랠리했고, 아연과 구리 등 주요 금속상품이 일제히 3% 선의 상승을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북미 지역 광산 지수는 8개월래 최고치로 뛰었고, 글렌코어와 앵글로 아메리카가 각각 9% 내외로 폭등하는 등 원자재 관련 종목도 랠리했다.
밥 하버콘 RJO 퓨처스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연준이 통화완화 기조를 지속할 의사를 밝혔고 이에 따라 금리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시장 주변 자금이 강하게 밀려들고 있다”며 “금과 은, 구리, 백금 등 주요 금속상품이 특히 커다란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후 채권시장의 6월 금리인상 전망은 54%에서 41%로 대폭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