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제 '호조'…금리 인하 필요 없어
태국, 정부 부양책 효과 '대기'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이번 달 필리핀과 태국이 각각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동결 배경엔 서로 다른 이유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필리핀 중앙은행은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00%로 동결했다. 필리핀 중앙은행(BSP)은 2014년 10월 이후 현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날 태국 중앙은행(BOT)도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BOT는 지난해 3월과 4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뒤 이날까지 일곱 차례 금리를 동결했다.
필리핀 터키 경제성장률 추이 파란선: 태국, 검은선: 필리핀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
이들 국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는 상반된 이유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BSP의 경우 경기가 호조를 이루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는 필요 없다고 판단한 반면, BOT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부양책에 기대를 실은 모습이다.
필리핀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8%를 기록했고, 지난해 4분기에는 연율 6.3%를 기록하는 등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었다는 평가다.
태국의 경우는 좀 다르다. 지난해 4분기 태국의 경제는 전분기 대비 0.8%(연율 2.8%) 성장하는 데 그쳐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평가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BOT가 정부의 재정 정책 효과를 기다렸다는 평가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연구원들은 투자자 논평 보고서를 통해 "태국 정부는 그동안 여러 재정 수단을 활용해 경제 띄우기에 주력해왔다"면서 "지난 2월에는 GDP의 0.4%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고 썼다.
태국 아유타야 은행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재정 정책의 효과가 곧 올 것"이라면서 "지금 시점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반드시 인하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