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현안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놓고 서로 "내 공약" 신경전
[편집자] 20대 총선은 박근혜정부 후반기 정국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가의 갈림길이자, 내년 대선으로 가는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여·야의 사활이 걸렸다. 4ㆍ13총선 목표 의석수로 새누리당은 '150석', 더불어민주당은 '130석', 국민의당은 '40석'을 각각 내세웠다. 하지만 유승민계의 무소속 출마로 여권 분열, 국민의당 창당으로 인한 야권 단일화 여부, 총선 투표율 3대 변수가 표심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뉴스핌은 4·13총선 격전지 중 특히 한국정치와 경제에 큰 획을 그을 만한 후보들이 맞붙은 격전지를 찾아봤다.
[뉴스핌=이윤애 기자] "여기(권선구)가 원래 여당 강세 지역이에요. 나이든 어른도 많고…. 그런데 영통은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지역 주민들도 이번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지켜보고 있어요."
8일 오전 경기도 권선구 세류동을 찾은 기자와 만난 김모(49)씨의 반응이다. 이 지역에서 20년간 살아온 그는 "국회의원 선거를 하며 결과가 궁금한 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수원무는 헌정 사상 최초로 신설된 '무(戊)' 선거구다. 젊은 세대가 다수인 영통구 2개동과 구시가지로 보수 성향이 높은 권선구 6개동이 묶여 신설됐다.
권선구가 포함됐던 수원을의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와 노무현정부의 경제·교육 부총리 출신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후보가 출마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후보<사진=김진표 후보 블로그> |
김 후보의 선거운동은 오전 7시 수원역에서 시작됐다. 20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을 맞아 수원시에 출마한 더민주 다른 후보들과 함께 서서 사전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수원역을 통해 출근하던 이모(38, 세류2동 거주) 씨는 "그동안 정 후보가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지역 사람들이 다들 좋아한다"며 "김 후보가 인지도는 높지만 우리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류1동 거주자인 박모(40) 씨는 "지난해 새로 아파트를 분양받아 수원으로 이사왔다. 세류동이 개발되기 전에는 노인들도 많아 여당 텃밭이었다고 들었다. 이 지역에 9000세대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들이 분양, 입주해서 이제는 다르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비슷한 시각 정 후보는 권선구 곡선초등학교 내 사전투표소를 찾아, 직접 사전투표를 하며 유권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정 후보는 "선거 당일인 13일에 일이 있어서 투표하기 어려운 분들은 오늘과 내일 진행되는 사전 투표를 통해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으면 한다"면서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정 후보는 "정미경을 사랑하는 많은 유권자분들이 사전투표를 해주시면 저에게 더욱더 많은 힘이 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사진=정미경 후보 블로그> |
◆ 두 후보 모두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내가 끝을 맺겠다" 이구동성
수원무 지역은 여론조사를 할 때마다 결과가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며 두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두 후보가 차별화를 내세우는 건 공약이다. 수원무 지역 최대 현안인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문제를 두고 두 후보는 모두 '내가 시작한 것이니 내가 끝을 맺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김 후보는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시작도 끝도 김진표라야 가능하다"며 "수원공군비행장을 조속히 이전하고 그 자리에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18대 국회에서 최초로 수행공군비행장이전법을 대표발의한 장본인이다.
이에 맞서 정 후보는 19대에서 "수원공군비행장 이전에 대한 국방부장관의 최종 승인을 이뤄냈다"며 "이제 이전부지를 선정해야 하는 마무리 작업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대에서 그 마지막 작업을 본인이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공약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영통 이마트에서 만난 김모(50) 씨는 "(김 후보가) 이전법안을 발의하면 뭐하나. 이전 결정은 정 후보가 국방부 상임위원회 위원을 맡고, 또 국방대학원을 다니며 노력한 것으로 안다"며 김 후보의 공약에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이전 예상 부지로 거론된 지역들 모두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다고 들었다. 어차피 이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 후보의 공약에도 "믿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