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플래시 기술격차 1년 영향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반도체 실적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1분시 6조6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 중 반도체 부문은 2조5000억원 가량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 수준 감소하는 실적이지만 역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1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두번째로 좋은 실적이다. 회사 안팎으로는 1분기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낸드플래시의 호조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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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5200억~5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70% 가량 감소하는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시장 기대치는 6000억원대였으나 최근 전망치가 낮아졌다.
두 회사 모두 D램과 낸드플래시라는 공통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고 반도체 시황 부진이라는 공통된 요인을 안고 있지만 영업이익 하락폭에 차이가 나는 배경은 기술 고도화의 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는 진화한 공정의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해당 제품은 가격 프리미엄을 받는 반면, 기존 공정의 제품 가격이 오르기 힘들고 오히려 인하 압박을 받는 구조인 것. 나노 단위가 작아질수록 동일 크기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뽑아낼 수 있어 생산 원가도 줄어든다.
D램의 경우 삼성전자가 올해 2월부터 18나노(1x나노) 공정 제품 양산을 시작한 반면 하이닉스는 아직 10나노대에 진입하지 못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x나노 D램 개발 진행상황에 대해 "올해 3분기 말 테스트할 것"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준비를 끝내고 내년 초 양산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곧, 삼성전자와는 약 1년의 기술 격차가 있는 셈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경우도 삼성전자가 2014년부터 36단 3D낸드 양산을 개시했고 현재는 48단 며 제품을 양산하며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데 비해 SK하이닉스는 최근에서야 36단 3D낸드 양산단계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36단 3D 낸드플래시 샘플을 고객에게 보냈고 48단 3D 낸드플래시의 경우는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인텔이 55억달러 규모의 낸드플래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고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소유한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낸드플래시 분야 세계 4위인 샌디스크를 인수하며 추격 중이다. SK하이닉스로서는 시장 경쟁구도 상 샌드위치 압력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재작년과 작년처럼 반도체 호황기에는 공정이 뒤쳐지는 제품도 수급논리에 의해 가격을 방어했지만 이제는 반도체 업황의 기형적인 호황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각 업체별 실적에 변별력이 생기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록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DRAM에서 공정 전환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어 공급 증가의 제한과 수익성 개선 여력의 미확보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향후 미세공정 전환 계획에 대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