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 인터뷰
[뉴스핌=김선엽 기자] ‘나에게 금융자산 100억원 정도 있으면 과연 어떻게 굴릴까. 정기예금이나 초우량 회사채에 넣어두고 매월 이자나 받으면서 편하게 생활하지 않을까. 굳이 위험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김현주 KEB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Private Banker)을 만나러 지난 18일 타워팰리스 옆을 지날 때 문득 든 생각이다. 이미 충분히 재산이 많은 자산가들이 왜 골치 아픈 금융 상품에 관심을 보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우문현답. 돌아온 김 팀장의 대답은 나의 기대와 완전히 어긋났다.
"이머징 쪽은 물론이고 달러나 금을 직접 매입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 ETF나 원자재도 포트폴리오에 편입합니다. 또 금융자산이 100억원이라면 1억원 정도는 헤지펀드에 투자해 절대수익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김현주 KEB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자산을 지키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분배하려는 부자들의 관심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해외 주식에 관심을 갖는 VIP 고객들이 늘어나는게 가장 큰 트렌드 변화라고 김 팀장은 전했다. "원화 주식, 원화 채권, 원화 부동산에만 투자하기에는 우리나라 경제여건이 좋지 않아 기대수익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죠"라고 설명했다.
많은 고액자산가들이 글로벌 기업의 사업 추이를 지켜보며 주식을 저가매수 기회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글로벌 주식거래 앱을 깔아서는 구글, 테슬라, 아마존, 언더아머 등 선진국 주식은 물론이고 중국인민재산보험, 텐센트, 귀주마오타이주, BYD(전기차) 등을 관심주로 등록해 두고 계속 관찰하죠."
정보에 목말라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김 PB 역시 쏟아지는 리서치 자료를 읽고 쉴 새 없이 시장을 모니터링한다. 그래야 해외주식에 관심이 많은 고객과도 대화가 가능하다.
"예전에는 목돈을 확실한 한 곳에 몰아두고 기다리면 됐는데 지금은 시장이 너무나 다양한 변수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고 그 진동폭도 매우 크죠. 그래서 투자를 다변화하는 추세입니다."
김현주 KEB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고객들의 달러자산 보유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엔 유학 송금을 보내기 위해서나, 미국에 연고가 있는 경우에만 달러를 환전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일반 고객들도 달러 포지션을 어느 정도 가져갑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헤지펀드도 최근 부자들의 관심 투자 종목 중 하나다.
"최근 인기 많은 헤지펀드는 특정한 투자패턴이 없습니다. 선진국과 이머징 주식을 사고팔기도 하고 국내에서 롱숏 플레이를 펼치기도 합니다. 아비트리지(차익) 거래도 하고 비상장주식도 투자합니다. 말 그대로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거죠. 최근 결과가 좋다 보니까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은행 PB센터 고객이라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ELS도 물론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김 팀장이 보기에 이미 ELS가 고객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그는 "글로벌 시장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오픈마인드로 (투자를) 해야 한다. 글로벌 트렌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대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귀찮더라도 금액을 잘게 나눌 것을 고객에게 조언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