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어느덧 데뷔 4년 차, KBS 2TV 드라마 ‘칼과 꽃’을 시작으로 tvN ‘식샤를 합시다’ 그리고 JTBC ‘12년 만의 재회:달래 된, 장국’에 이어 ‘사랑하는 은동아’로 성큼성큼 대중과 거리를 좁힌 윤소희(23). 그런 그가 이번엔 tvN 금토드라마 ‘기억’으로 대중의 시선을 움직였다.
극중 윤소희가 연기한 봉선화는 여대 법학과를 졸업했지만 단 한 번 사법고시에 실패하고 바로 태선로펌 사무원으로 입사한 인물이다. 미모 출중, 자기 관리도 철저한 편. 게다가 사람 보는 눈도 탁월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 윤소희와 어우러져 시너지가 됐다.
봉선화를 보낸 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다. 최근 진행한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윤소희는 드라마의 여운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기에 아무래도 다른 때보다 잊는데 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윤소희는 아직도 촬영장이 눈앞에 아른거린다며 ‘기억’이 준 소중한 추억을 더듬었다.
“지금까지 비중은 적었어도 참여한 드라마는 꽤 돼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슬펐던 적은 처음이네요. 끝났다는 컷 소리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현장 분위기도 좋았고 연기자 선배들, 스태프, 감독께서 너무나 잘해주신 덕이에요. 그립고 고마운 마음만 남아 있습니다. 예전에 선배들이 드라마 종영 후에 우는 걸 보고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기억’을 보내면서 그 눈물의 의미를 알겠더라고요. ‘기억’을 보내기가 너무나 아쉽네요.”
극중 알츠하이머에 걸린 변호사 박태석(이성민)의 조력자였던 봉선화. 그렇기에 윤소희는 배우 이성민과 현장에서 늘 함께였다. 그렇다보니 현장 자체가 그의 연기 배움터였다. 윤소희는 “선배와 함께 있는 그 자체가 연기 공부를 하는 순간”이었다며 고마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성민 선배는 연기를 가르치기보다 그저 후배를 잘 챙기고 편안하게 해주는 배려가 깊은 분이에요. 그런 선배의 존재 자체가 큰 힘이었죠. 선배가 연기에 집중하는 모습, 그리고 현장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제가 배우고 본받아야할 점이고요. 또 우리도 알지 못한 새로운 면을 꺼내주시는 섬세함에 또 한번 존경스러웠죠. 그 덕에 회를 거듭할수록 저의 캐릭터가 서서히 잡혀갈 수 있었어요. 그게 제 눈에도 보였기에 정말 감사해요.”
촬영장에서는 이성민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극중에서는 봉선화가 박태석의 오른팔이 돼줬다. 그렇다면 실제 윤소희의(배우가 아닌 그의 인생의) 조력자는 누구일까. 윤소희는 망설임 없이 엄마라고 바로 밝혔다. "엄마가 애교가 많은 편인데 누가 봐도 ‘나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은’ 얼굴을 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새벽 3시든, 4시든 언제나 따뜻한 밥을 챙겨주는 엄마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배우로서는 회사 식구들, 스타일리스트 분들이 저의 조력자지만 개인 윤소희로서는 당연히 엄마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고 있죠. 촬영 때문에 늦게 들어가도 벌떡 일어나 반겨주고 스케줄로 일찍 나가는 날에도 저를 살펴주세요. 그리고 제가 굶을까봐 항상 걱정이 되는지 밥을 꼭꼭 챙겨준답니다. 제가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요(웃음). 그 덕에 이번 ‘기억’에서도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촬영을 마칠 수 있었죠.”
‘기억’을 통해 윤소희는 이준호와 알콩달콩한 러브라인도 보여줬다. 특히 극중 키스신은 보는 사람마저도 빠져들 만큼 진하고 예뻤다.
실제 현장에서도 극중 캐릭터들의 관계처럼 똘똘 뭉친 이성민과 윤소희, 그리고 이준호. 촬영장에서 3인방의 우정은 유명했다. 오히려 친해질수록 애정신에서 곤란하다는 배우들. 윤소희도 마찬가지였을까. 뜻밖에 답은 반대였다. 그는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덤덤했다”며 크게 웃었다.
“대본에 적힌 키스신을 보고 처음엔 준호 오빠와 ‘어떻게 하냐’며 걱정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덤덤했어요.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저 역시 표정 관리도 안 되고 민망했을 거예요. 그런데 연기라고 생각하니 문제 없이 잘 지나가게 됐죠. 키스신을 찍고 아무렇지 않게 모니터를 보는 제 모습에 저도 놀랐답니다.”
윤소희는 배우이면서 학생이기도 하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3학년 1학기까지 마쳤고 현재 휴학 중이다. 학생이기에 용돈을 받아서 쓰는 윤소희. 때문에 절대 과소비하지 않는다. 최대한 절약하고 꼭 필요한 순간에만 지갑을 연다. 게다가 예전에는 용돈의 반을 적금해 엄마에게 드린 적도 있다. 옷을 살 때도 주로 세일 기간을 이용한다.
“용돈은 보통 대학생들 수준이에요. 많이 쓰는 편도 아니라 용돈을 차곡차곡 모을 수 있었죠. 그래서 엄마께 적금한 돈을 드리기도 했고요. 정말 뿌듯했어요. 옷을 살 때도 저렴한 브랜드를 찾는 편이에요. 아니면 세일 기간을 노리죠. 그런데 요즘에는 옷에 돈을 많이 쓰고 있어서 걱정이에요. 주변에서 ‘너 연예인인데 옷 좀 사’ 그러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옷을 사기 시작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네요.”
카이스트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윤소희에게는 ‘뇌섹녀’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레 붙었다. 이 같은 시선이 싫지는 않지만 부담은 된다는 그. 뇌섹녀 이야기에 윤소희는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은데. 다들 그렇게 보더라”며 웃었다. 그는 ‘기억’ 현장에서도 박찬홍 감독이 ‘윤소희가 뇌섹녀라고? 얘 허당이야. 카이스트 별거 없다야’라며 웃었다고 사실인증(?)까지 했다.
“다들 제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주 평범해요. 정말 허당 그 자체거든요. 박찬홍 감독도 인정하셨죠. 아마 제 실제 모습을 보면 다들 고개를 끄덕일 거예요. 그래서 그런 시선에 스스로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해요. 저를 보고 실망하거나 나쁘게 볼 수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 제게 당당하니까요.”
[뉴스핌 Newspim] 글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