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원들 "윤 장관이 공식 사과해야" vs 윤 장관 "책임 통감"
[뉴스핌=이윤애 기자] 11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입을 모아 관리감독에 실패한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이 과정에서 야당의원들은 담당부처인 환경부 장관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수차례에 걸쳐 요구했지만, 윤 장관은 끝내 직접적인 사과를 거부했다.
국회 환노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환경부 윤성규 장관으로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 대응대책'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질의에 나선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우리 정부가 주도해서 옥시 제품에 대한 국제적인 불매운동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오늘 환경단체와 피해자가 옥시 본사에 다녀온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에는 옥시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며 "시민단체와 국민의 몫인가. 정부는 불매운동에 관여를 안 할 것인가"라고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촉구했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는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의 한 피해 가족이 이를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어 "국제기구를 통해 피해 사례를 알리고, 국제적인 불매운동까지도 가야한다. 옥시의 행태로 국민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며 "피해 접수기관을 늘려 가능하면 많은 국민들이 (피해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질문한 야당 의원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실패한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추궁하며 담당부처 장관인 윤 장관이 직접 사과의 발언을 해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정부는 법제 미비라는 책임이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한정애 의원은 1997년 환경부의 광고를 언급하며 "당시 유해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은 유독물질이 아니라고 써 놨다. 사람들은 환경부의 말을 믿고 해당 제품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정부가 기술력이나 감시·감독 능력 부족으로 잘못됐다고 해도 그 영향이 이렇게 큰 문제를 만들었다"며 "나라가 국민을 보호해 줄거라 생각했던 피해자들에게 정부가 부족했다, 죄송하다고 환경부 장관으로서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안방의 세월호 사태'"라고 규정하며 "수많은 국민이 희생된 이 사건은 우리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장관의 사과로만 끝날 일이 아니며 관계 부처의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사건을 축소, 은폐했다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 국가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이 발언이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라 생각한다", "저는 이미 (사과를 의미하는) 취지의 말을 드렸다"며 끝내 직접적인 사과를 거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