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ETF 뭉칫돈 빠져나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나스닥 시장의 버블을 경고했다. 전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이 뒤쳐지는 기업들조차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공교롭게 나스닥 지수에 대한 하락 베팅이 5년래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필두로 투기거래자들이 나스닥100 지수에 대한 숏 베팅을 3주 연속 확대, 순매도 포지션이 5년래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출처=블룸버그통신> |
뿐만 아니라 기술주 관련 최대 상장지수펀드(ETF)인 파워셰어 QQQ 트러스트에서는 올 들어 54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식 연계 ETF 가운데 최대 금액에 해당한다.
지난 1분기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에 10억달러 이상 자금을 투자한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대다수의 월가 트레이더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등 주요 IT 종목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IT 섹터 전반에 비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고, 포트폴리오 비중을 축소하는 움직임이다.
웰스 파고가 이달 IT 섹터의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등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톰 월스 커멍 커널 트러스트 수석 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펀드매니저들은 2분기 실적 전망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며 “이 때문에 IT 섹터에 대한 매도가 점차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이후 나스닥100 지수는 6% 가까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향후 12개월 실적을 기준으로 한 밸류에이션은 22배에 이른다. 이는 시장 전반의 수치인 19배를 훌쩍 넘는 것이다.
한편 이날 CNN머니에 따르면 트럼프는 IT 기업들의 주가가 버블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일부 IT 기업들은 펀더멘털과 비즈니스 컨셉트 측면에서 극심하게 취약하지만 이와 무관하게 높은 주가를 평가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장 종목뿐 아니라 비상장 기업들 역시 터무니 없는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 트럼프의 지적이다.
실제로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비상장 IT 기업 가운데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부여 받은 기업은 163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대비 3배 늘어난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