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대감 확산..."1200원은 심리적 저항"
[뉴스핌=허정인 기자] 24일 달러/원 환율이 장중 1190원대를 뚫고 올라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잠잠해지나 싶었던 달러/원 환율이 다시 고점을 테스트 중이다. 오후 2시 3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8.4원 오른 1191.3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장중 1192.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중가 기준으로 지난 19일 1192.4원에 이어 다시 한번 강하게 1190원대를 치고 오르는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은 KDI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KDI는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6%로 낮췄다. 해당 보고서가 발표된 12시 정각에 맞춰 달러/원 환율도 급격히 상승폭을 키웠다. 시장을 움직일 만한 재료가 딱히 없는 상태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였다.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KDI의 전망치 하향 조정과 동시에 달러 매수가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어제와 그제 1180원대 중반에 맴돌았고 오늘도 시장을 크게 움직일 만한 재료가 없는 상태에서 KDI가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자 시장이 빠르게 반영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KDI는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와 정부 재정지출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등장하다 보니 전망치 하향 조정과 함께 국내 금리인하 기대감도 같이 불어넣어줬다는 분석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사실상 KDI 발표 영향력이 이렇게 강하나 싶을 정도로 민감한 모습"이라면서 "KDI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점이 국내 인하 기대감까지 형성해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달러 매수 우위는 장 마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미 금리 인상 우려에 달러화 강세 지속되고 있고 투자심리도 미약해 강달러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위험자산 셀오프(sell-off)까지의 투자심리 위축은 아니라 연초와 같은 오름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아시아 통화 약세나 위안화 약세, 유가 하락 등 기본적으로 리스크 오프 모드인 것 같다"면서 "1190원대 레벨 테스트는 하고 있으나 1200원은 앞자리가 바뀌는 심리적 저항이 있어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1195원 정도까지 고점을 높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