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중국 증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A주 대폭락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대다수 중국 증시 전문가는 전망했다. 상하이지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적어도 2600선은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 견해다.
미국 금리 인상에 중국 증시가 긴장하는 것은 위안화 약세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미국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위안화 가치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5일 중국 외환당국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중간가격)을 6.569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11년 3월 이후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위안화 고시환율 추이 <캡쳐=중국화폐망> |
중신증권 펑원성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9월께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는 미국 달러 가치 상승으로 연결된다. 반면 위안화 가치는 다방면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 달러 평가절상 외에도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투기 강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약세, 부동산 시장 약세로 인한 거시경제 회복 속도 둔화 등이 위안화 자산 가치를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른바 '주식시장 재앙 2.0과 3.0'으로 불리는 A주의 폭락장세가 모두 위안화 가치의 급작스런 하락과 밀접한 관련이 있던 만큼, 위안화 가치 약세 추세에 중국 주식 투자자가 불안해 하고 있는 것.
그러나 중국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위안화 평가절하에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화림증권 후위 애널리스트는 중국 제일재경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낮아졌지만, 평가절하 속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2~3개월내에 주가지수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방정증권의 궈옌훙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평가절하가 A주 주요 리스크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만약 위안화 가치가 계속 하락한다면 주가지수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궈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설령 주가지수가 급락하더라도 직전 최저 수준인 1월 27일의 2638포인트 아래로 밀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대폭락 가능성은 배제했다.
선전의 한 사모펀드 매니저는 "기술적으로 보면 달러와 위안화 환율은 기존의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과 위안화 약세에 대한 우려는 이미 시장에 반영이 됐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 하락폭이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크지 않는이상 A주가 직전 최저치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적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가지수의 대폭락은 없겠지만 주식시장 침체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 주체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내 유동 자금은 정책 내용과 시장 분위기를 쫓아 여러 섹터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해 들어 불과 몇 개월 동안 중국 시장에서 부동산, 증시, 원자재 상품 시장이 순차적으로 반짝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나타난 것이 대표적 증거다. 그 가운데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주식시장 유동성 규모는 갈수록 축소될 전망이다.
실제로 시가총액 규모가 큰 종목이 집중된 상하이시장의 거래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4일 중국 인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상하이증시의 1일 평균 거래량은 2126억1000만위안으로 전달 대비 9.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주식매매 보증금도 순유출을 기록했다. 중국 증권투자자보호협회가 24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16~20일) A주 시장에서 빠져나간 주식매매 보증금이 50억위안에 육박했다.
주식시장에 신규 자금 유입이 큰 폭으로 줄었고, 주식시장을 이탈하는 기존 자금도 늘고 있다는 의미다. 주가지수가 박스권 탈출에 성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시낭 내 유동성 부족으로 꼽힌다.
중국 유명 펀드사 대표는 "앞으로 유동성의 흐름은 정부 통화정책의 긴축 선회, 위안화 평가절하의 두 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며 "최근 인민일보가 '권위있는 인사'의 입을 빌어 발표한 내용에서는 중국 정부의 통화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미국 금리 인상은 확실시 되는 상황인만큼 시장 자금 흐름의 변동에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