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투자의견 '비중확대→중립' 하향
연준 금리 인상·브렉시트·유럽 난민 등 4가지 이유 제시
[뉴스핌= 이홍규 기자]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글로벌 증시가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며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국채보다는 낫다는 의견은 고수했다.
지난달 3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블랙록의 리차드 터닐 글로벌 투자전략가가 "(글로벌) 주식들이 더이상 저렴하지 않다"면서 그 이유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 ▲유럽 난민문제 ▲글로벌 성장 둔화 등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터닐 전략가는 미국 증시가 과대평가돼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장기간 역사적 범위에서 70번째 백분위수에 놓여있다"면서 "이는 주가가 기업 이익보다 더 뻗어 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글로벌 주식 시장의 추세를 보여주는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지수는 지난 2월 중순(연중 저점)보다 14%가량 오른 상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사그라들고 유가가 급반등한 데 따른 것이다.
MSCI 전세계지수 추이 <자료=MSCI> |
터닐 전략가는 최근까지 주식시장이 세계경제 침체, 국제유가 급락,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등의 우려를 극복해왔지만, 앞으로는 연준의 금리인상, 브렉시트, 유럽 난민 문제 악화 그리고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등의 단기적인 위험 요인들에 좀 더 취약해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졌지만 더 개선된 여지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국제유가가 상당한 기간 반등하면서 이미 개선된 기초 수급 여건은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블랙록은 국채에 비해서는 주식을, 또 주식 내에서는 글로벌 배당주나 가치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터닐 전략가는 "올해 하반기로 가면 기업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리플레이션의 증거가 나오거나 확장적 재정정책 그리고 글로벌 통화정책에 대한 구조개혁 등이 뒤따른다면 주식시장에 대해 좀더 낙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