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압색’에 한 차례 연기...7월 상장 일정도 '그룹 압색'에 불투명
[뉴스핌=박예슬 기자] 다음달 예정이던 호텔롯데의 증시 상장 계획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대규모 압수수색으로 불투명해졌다.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데다, 의혹의 핵심으로 호텔롯데가 지목되고 있어서다. 상장 자체가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검찰의 롯데그룹 계열사 및 신동빈 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호텔롯데의 상장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검찰이 롯데그룹을 비롯한 롯데 계열사, 경영진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에 직원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업계에서는 이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면세점 비리 의혹으로 한 차례 상장일정이 미뤄진 데다 그룹사 전체의 비자금 의혹이 불거져 상장 연기 자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호텔롯데 측도 향후 검찰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상장준비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뭐라 결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상장과 관련해서는 사태가 좀 더 진행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200여명의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등 7개의 계열사와 신 회장 자택 및 핵심 임원의 자택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롯데그룹이 계열사간 자산을 거래하면서 수십억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수개월 간의 내사 과정에서 계좌 추적을 통해 호텔롯데와 롯데백화점, 롯데쇼핑, 롯데마트 등으로 수상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후 "진행 중인 수사에 협조할 것은 적극 협조하겠다. 직원들과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최대한 정상적인 경영을 해나갈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 신속하게 수습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호텔롯데는 6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신 회장의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면세점 입점 비리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며 다음달 하순으로 상장일정이 연기됐다.
신 이사장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수사대상에 올라 있다.
한편, 호텔롯데는 지난 7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절차에 재착수했다. 호텔롯데는 다음달 6~7일 수요예측 후 12~13일 청약을 거쳐 당초 일정보다 3주 정도 늦은 7월 말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