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시 멕시코에 큰 타격 예상돼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금융시장에 발생할 충격을 헤지(hedge)하려면 멕시코 페소화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면 된다는 아이디어가 제기됐다.
15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페소화 가치가 급락할 것이라는 씨티그룹과 바클레이즈의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멕시코 경제에 직격탄을 줄 만한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멕시코에서 들어온 불법 이민자로 인해 미국인들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며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대형 장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북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고 필요시 미국 채무를 재조정하며, 중국과의 무역을 재고하는 등 국제 무역에 충격을 줄 만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이는 모두 페소화 가치에 크게 악재가 될 요인들이다.
더크 윌러 씨티그룹 전략가는 "확실한 것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기면 페소화 가치는 추락할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테드 크루즈 공화당 후보가 지난달 초에 경선을 포기하며 트럼프의 경선 최종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자, 페소화 가치는 2.5% 하락하면서 신흥국 통화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6주 동안 페소화는 달러대비 9.2% 급락했는데,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것을 트럼프의 부상(浮上)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고로 기록된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한 이후 트럼프에 유리한 여론이 증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 후 플로리다 총기난사와 유사한 사건이 벌어진다면 어떤 후보에 신뢰가 가겠는가'란 질문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이라 답한 응답자는 45%, 트럼프는 41%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에 지지율 격차가 11%포인트(p)에서 4%p로 크게 좁혀진 것이다.
바클레이즈의 안드레스 제임 외환 부문 전략가는 "트럼프가 내세우는 공약의 행간을 살펴보면, 제일 먼저 타격을 입게 될 국가가 멕시코임을 알 수 있다"며 "페소화 매도는 이에 대한 좋은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1년간 달러/페소 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