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 의회' 위기…RBA 금리인하 가능성 고조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지난 2일 실시된 호주총선에서 뚜렷한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최고 등급인 ‘AAA’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놓였다. 호주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압력도 고조될 것으로 보여 호주달러 역시 하락 부담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말콤 턴불 호주 총리 <사진=블룸버그통신> |
호주 ABC 방송과 비즈니스인사이더(BI)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집권 자유당-국민당 연합은 150석의 하원의석 중 70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주요 야당인 노동당은 67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BI는 닉 제노폰 연방상원의원이 이끄는 닉 제노폰 팀과 녹색당이 각각 1석씩을 확보하고 기타 소수당이 3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은 8석의 주인이 가려지지 않고 있어 이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고 전했다.
최종 투표 결과는 하원의원 투표에 대한 개표가 재개되는 5일 이후에 나올 예정으로, BI는 노동당이 73석, 자유당-국민당 연합이 72석으로 뒤집힐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맬컴 턴불 총리가 자신이 꺼내 든 조기총선 카드의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턴불 총리는 지난해 토니 애봇 연방총리를 누르고 제 29대 호주 총리로 선출된 인물이다.
호주는 최근 매년 총리를 교체하며 불안정한 정국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번 총선 결과 턴불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6년 간 6명의 총리 교체라는 기록이 세워질 예정이다.
◆ 국가등급+호주달러 위기
총선 결과 단독 과반 정당이 없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탄생할 확률이 높아지면서 호주 국가신용등급과 호주달러가 모두 급락 위기에 처했다.
더오스트레일리안 신문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최고등급인 호주의 ‘AAA’ 등급에 대한 강등 경고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달 말 호주 등급 검토 회의를 갖는 S&P글로벌이 가장 먼저 움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AMP 수석 이코노미스트 셰인 올리버는 노동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경우 등급 강등은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며 자유당-국민당 연합이 승리해도 ‘AAA’ 등급 유지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총선 결과로 호주중앙은행(RBA)이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할 수 있으며 이는 호주 달러에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커먼웰스증권 이코노미스트 사반스 세바스챤은 선거 결과가 기업 신뢰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는 몇 달 안으로 RBA 금리 인하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